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 이주은의 벨 에포크 산책
이주은 지음 / 이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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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경험했던 세기말.. 유럽의 19세기말 20세기초의 모습은 어땠을까? 증기기관차와 자전거 등등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더욱더 자유롭고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그 시기는 서구사회를 지탱하던 그리스도적 가치관이 몰락하면서 몰락이라는 의미의 '데카당스'라는 문학사조가 등장하기도 했다.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이 시절.. 프랑스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풍요와 평화를 누렸다고 한다. 미술 음악 문학이 번창했던 그 시절을 벨 에포크..우리말로는 좋은 시절을 뜻하는 말로 표현했다. 이 시절의 미술작품을 읽어주는 책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증기기관차의 발명과 함께 등장한 기차역.. 기차역은 낯선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 스쳐지나가는 그런 곳이였다. 그 공간을 문학작룸으로 녹여낸 <안나 카레니나> 동력을 사용하는 다른 운송 기관과 다르게 사람의 몸에 직접적인 감각을 전해주던 자전거가 여성에게 전해준 자유로움.. 책속에서 만난 광고전단지마저도 그런 자유로움이 물씬 전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테스>같은 작품이 나오면서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인 세상에서 진정한 유토피아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전해주기도 했다. 어쩌면 요즘 시골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새로운 모델이 나올때마다 바꾸던 스마트폰에 이제는 시들한걸 보면 나 역시 그 속도에 질려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책 말미즈음에 등장하던 마네의 [제비꽃다발]을 보며 그 소박한 아름다움과 단순한 메시지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쇼핑에 열광하는 나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이야기.. 헨리 통크스의 [모자가게]같은 작품들을 보며 사람들이 아름답고 섬세하고 모자를 구입하며 느끼는 감정이 어쩌면 나의 기본적인 정서일지도 모르겠다. "쇼핑은 한 인간의 머릿속에 '너는 달라질 수 있어. 지금이 기회야'라는 새로운 욕망을 주입시켜준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자신이 진정 특별한 존재일 수 있는 곳은 백화점 거울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눈 속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아무래도 그러한 감성을 잘 녹여냈다는 에밀졸라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읽어봐야겠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어떤 시대보다 가장 풍요롭다고 하는 요즘.. 훗날, 우리가 살아간 이 시대를 벨 에포크라고 불러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우선 나부터.. 내 인생을 그렇게 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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