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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유사 - 천년고찰 통도사에 얽힌 동서양 신화 이야기
조용헌 지음, 김세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천년고찰 통도사에 서서 영국의 스톤헨지, 이집트의 나일강, 네팔의 페와호수, 미국의 벨락과 대성당바위, 중국 장가계 소수민족 궁궐 등 정말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오랜 시간을 거슬러 가기도 한다. 정말이지.. 신앙이 갖고 있는 영험함뿐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즐거운 경험이였다. 책 뒷면에 "신화와 역사를 넘나들고 문학, 철학, 미학을 가로지르는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소개가 있는데, 절대 과하지 않은 표현이였다.
그 중에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통도사를 짓기전 그 연못에 살고 있던 용을 쫓아내기 위해 자장율사는 화라는 글자를 쓴 부적으로 이들을 제압했다고 한다. 이는 토착종교와 외래종교간의 충돌을 보여주는 것인데.. 고대의 용신앙이 어떻게 불교신앙으로 대체되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용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미르가 미륵신앙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여러 설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혹은 조금은 거칠게 담겨져 있기도 하다. 이렇듯 이 책은 '삼국유사'의 유사체를 기본으로 하며, 사실를 바탕으로 그 위에 종교적 신앙의 영험담을 덧붙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통도사의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도 나무오리를 날리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렇게 샐르 숭배하는 신앙은 솟대에서 나타난다. 이런 풍습은 한국 뿐 아니라 시베리아 몽골 만주 일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인디언들 역시 독수리 깃털을 꼽거나 새의 깃털로 만든 모자를 쓰는 풍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디언의 신조토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디언들이 고대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넘어간 사람들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과학이 발달하면서 고대 인디언의 치아와 혈액형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쉽게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수도 있다.
사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용의 실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름 한동안 엑스파일류에 빠져있을때는 용은 외계인일것이야.. 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여러 전설과 설화를 통해 용의 실체를 분석해볼수도 있었고, 또 루마니아 2천미터급의 산 동굴얼음에서 발견된 용의 사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실체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주역에 용의 성장과정이 잘 담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집에도 치우천왕기를 구입했을때 받은 솟대가 있다. 이 솟대에 담겨져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알고보니 그 의미가 참 다르게 느껴졌다. 역시 사람은 아는만큼 볼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인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통도사를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준 작가에 대한 감사함뿐 아니라 그 유려한 글솜씨에 절로 부러움이 커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