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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셰프 - 요리하는 영혼
스토리텔링콘텐츠연구소 지음 / 이야기공작소 / 2013년 9월
평점 :
올 댓 닥터, 올 댓 드라마티스트에 이어 <올 댓 셰프>까지.. 이 시리지는 다양한 직업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다. 사실 사람이 태어나서 경험할수 있는 직업의 가지수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타고난 재능도 제각각이다보니 이렇게 간접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번에는 요리로 감동을 전하는 10인의 셰프를 만날 수 있었는데.. 프랑스의 미식자이자 저술가인 브리야 사바랭의 말 "당신의 먹는 것을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주겠다"를 응용하여 이런 말로 서두를 연다.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보면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읽고 쓰고 요리하는 남자 박찬일님은 이미 그의 책으로 몇번 접해서 꽤 익숙하게 다가왔다. 그의 스승인 주세페에게 배운 이탈리아 음식은 한번쯤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리사란 아이들을 먹이는 어머니와 같다" 얼마나 마음에 와닿는 말인가.. 나도 화려하고 분위기가 좋은 레스토랑을 선호할때가 있었지만, 요즘은 프라이빗키친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아마 그렇게 변화해간 과정에도 그가 본받고자 하는 주세폐의 음식윤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글과 요리사이에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박찬일.. 좋은 재료가 없으면 음식을 만들지 않는 것처럼 억지로 글감을 끌어내지 않겠다는 그의 말을 듣다보면 그의 책과 요리에 대한 믿음이 깊어짐을 느낄수 있다.
지인들의 추천으로 찾아갔던 코스모스7.. 그의 "창의적이고 예술적 감각이 살아있는 요리"에도 재미있는 사연이 있었다. 그가 요리사로 성장했던 레스토랑에서 다른 레스토랑을 옮기게 된 그는 전과 비슷한 맛이라는 평가에 놀라고 당황하기도 한다. 장소만 옮겼을뿐 변하지 않는 요리.. 그렇다면 새로운 레스토랑의 정체석을 세우기란 참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고민끝에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기로 결심했고, 그 노력이 빛을 발하여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닐까?
이들뿐 아니라, 스테이크를 구을때 쓴다는 '토판염'을 먹으러 가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 백상준님. 음식을 먹는 사람은 몰라도 만드는 사람이라면 그 요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경옥님. 자연요리를 통해 삶의 행복을 되찾고 그 행복을 널리 퍼트리고 싶어하는 문성희님. 나 같은 경우라면 헬스 키친의 고든 램지처럼 셰프하면 어느정도 고정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책을 읽으며 정말 다양한 이야기와 다양한 직업관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