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고 -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보면.. 나는 일본 역사, 경제,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해 꽤 많은 공부를 한 편이다. 그것도 일본인이 쓴 책으로 일본인에게 배우면서,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이해하고, 외우기만 했을 뿐이다. 그래서 일본화의 본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박경리님의 일본의 건국신화를 분석하는 과정을 접하며 절로 감탄을 하게 되었다. 나 역시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그냥 가르쳐주는대로 그대로 받아들인 것과 생각하고 분석하며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의 차이는 참 컸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문화들도 그런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본이 원하는대로.. 일본이 보여주고 싶은대로 말이다.
1926년에 출생하여 만 20세까지 일제 강점기 하에서 지냈어야 했던 박경리님은 어떻게 보면 우리보다 더 무차별적이고 강압적으로 일본을 수용해야 했을 것이다. 심지어 그녀는 일본이 그때 우리나라에 대해서 알고자 했던 그 노력을 경이를 표하고 싶을 정도로 철저했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 바로 식민지 사관이다. 그러나 그녀는 식민지 사관에 잠식되지 않고 일본의 실체를 똑바로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일본산고]를 통해 천조의 상속권 주장인 만계일세 그릐고 현인신을 왕으로 치장한 신도가 지탱하고 있는 나라로 정확하게 파악했다. 도한 대단한 죽음의 철학인 양 포장하는 하라키리에 대해서도 죽음을 강요하는 제념과 마조히즘의 본질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비되는 우리의 정서 '한'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여준다. 사실 나도 '한'이라는 정서를 좀 부정적으로 이해하곤 했다. 하지만 박경리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한은 소망을 이루지 못한 슬픔을 이야기한다고, 그래서 소망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8.15에 일본 지식인이 쓰는 편지를 읽으며 솔직히 불쾌하기도 했다. 그 글을 쓴 다나카 아키라는 한국에 통속 민주주의가 성행하여 국가의 품위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박경리님이 쓰신 글을 읽으며 민족적 감정으로 자신이 사시가 되면 일본의 엄청난 사시를 지적할 수 없다고 하던 부분이 떠오르기도 했다. 일본 정치인이나 지식인들이 간헐적으로 망언을 할때.. 우리나라의 사람들 역시 파르르르 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춘다는 것이 문제 아닐까? 이제는 일본의 지식인에게 이렇게 조목조목 비판을 가할 분이 없다는게 참 아쉽기도 하다. 물론 토지를 농민소설로 간주하지는 않았지만, 반일소설이라던지 더 나아가 생명사상이 담겨 있는 책으로 생각할 정도로 깊이있게 읽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기회에 토지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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