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 145년의 유랑, 20년의 협상
유복렬 지음 / 눌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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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고속철 사업권이 프랑스로 정해지면서 의궤반환을 약속한 것으로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의궤가 우리나라로 돌아올때까지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런 조건들이 붙어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거기에 대한 답뿐 아니라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간접체험 할 수 있는 책..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민간 전문가들끼리의 협상이 지지부진할때.. 프랑스 대통령이 저 둘을 가둬두자라고 제안을 할 정도로.. 정말 의궤협상은 영원한 평행선처럼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1993년 김영삼 대통령과 미테랑대통령과의 협상의 대원칙은 바로 '교류와 대여'였고, 이미 의궤를 갖고 있는 입장이라 그다지 아쉬울거 없는 프랑스는 이 원칙에 충실하고자 했다. 심지어 의궤를 내주는 대신 우리에게 받는 것에까지 '등가등량의 원칙'을 요구했고.. 우리는 프랑스가 갖고 있는 어람용 의궤대신 한국에 있는 분상용 의궤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때 우리 언론에서는 '인질로 잡혀간 장남을 구출하기 위해 차남을 대신 내주는 말도 안되는 짓거리'라고 비판했다고 하는데.. 실제 협상과정을 보면 그것도 상당히 어렵게 이루어낸 결과였다.
프랑스가 두려워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았던 것이였다. 프랑스 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문화재들은 대부분 나폴레옹 원정과 제국주의 시기에 수집했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나라에게 돌려주게 되면 그것을 빌미로 여러나라에서 같은 요구를 해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국법에 '문화재 불가양 원칙'을 명시해두고 그 원칙에 따라 협상을 진행하였고, 우리는 약탈해간 우리 문화재이니 돌려달라는 입장이였다. 그런 역사적 배경이 나오기 시작하면.. 프랑스는 선교사들의 죽음을 들고 나오니 정말 영원히 도돌이표였으리라..

"문화재를 맞교환한다는 생각 자체를 우리 국민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가를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의궤를 돌려주고 대신 한국 국민들의 영원한 사의謝意를 선물로 받으십시오. 그것이야말로 미래 양국 관계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다행히 박흥신 프랑스 대사의 이런 폭탄(?)선언으로 의궤협상의 물꼬를 트게 되는데.. 정말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아니였나 싶다. 그리고 통역관이자 외교관으로 활동한 유복렬님의 이야기들도 많이 기억이 난다. 한때는 외교관이 되고 싶어해서일까.. 참 주의깊게 읽게 되었는데..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직후에 있었던 외번 접견에서 있었던 일이나 알제리 대통령의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물론 여러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매력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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