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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싫은 사람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렇게 내 이야기 같은 만화가 또 있을까? 지금의 나를 그려낸 듯한 수짱과 결혼할때 즈음의 나를 자꾸 생각나게 하는 아카네. 조금은 엉성한 듯.. 캐릭터의 표정도 잘 읽혀지지 않는 듯 한 그림체이지만 금새 빠져들게 되는 것은 너무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였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정말 그냥 스쳐지나가는 듯.. 너무나 쉽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직장 동료 무카이. 수짱은 정색을 하면 농담이야.. 하며 넘어가려는 그녀를 확신범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렇다. 솔직히.. 수짱처럼 나도 그런 느낌을 받곤 한다. 이건 노린거다.. 정말 이건 저격이다.. 하지만 상대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평소와 같이 행동하며 툭하고 나를 건든다. 반응하자니 이상한 사람이 되고, 그냥 넘기자니 계속 마음에 걸리는 그런 상황들..

정말 나 혼자 감정이 쌓이고 쌓여.. 자꾸 날 옥죄어오는 것 같다. 수짱처럼 나도 나름 노력을 했지만 무용지물이였다. 고민하던 수짱은 난 나쁜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을 싫어하는 나도 틀리지는 않다... 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를 떠나는데, 참 부럽다. 난 그럴 상황이 아니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부러운 것은.. 그렇게 직장을 옮긴 딸에게 자신의 감을 믿을 나이가 되었다고 격려해주는 엄마의 존재이다. 심지어 일을 그만둔 이유에 엄마 위독을 넣었다는 말에 너를 위해서라면 몇번이라도 죽어줄 수 있다는 엄마가 있어서이다.
마스다 미리 시즌2의 여자공감단이 되어 받은 인증 카드.. 15번이라는 시작과 마무리의 느낌이 나는 숫자도 참 좋았지만.. 카드에 담겨져 있던 말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그 말은 이야기의 한 축을 맡고 있던 아카네의 독백이였는데..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결혼으로 떠밀려버리는 듯한 느낌이 너무 이해가 되었다. 특히 나는 아빠눈에 너무나 마땅한 상대가 나타나면서 더욱 그렇게 흘러갔는데.. 정말 흘러간다는 표현이 딱이였다. 특히나 그때는 내가 중심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주위에서 다 괜찮다.. 좋은 사람이다.. 라고 말해주는게 꼭 헨젤과 그레텔에 등장하는 빵조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 아카네도 그런 빵조각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스스로 길을 찾기로 결심한 그녀는 내가 처음부터 참 좋아했던 말을 나에게 전해준다. "사소한 일에도 마음속에 불안이 가득 차는 건, 그만큼 나의 인생이 내게는 무겁기 때문이다. 그 누구에게도 내 인생이 가볍게 보이는 건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