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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力사전 - 세상을 읽는 힘
김동주 지음 / 종합출판(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사전의 형식을 갖고있지만, 단어가 갖고 있는 뜻을 열거하기보다는 독특하고 색다른 견해를 달아놓은 [인문력 사전] 냉소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유머러스한 면을 놓치지 않고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적 유희를 잘 활용하고, 한편으로는 각종 명언이나 시, 속담등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면도 독특하다.
가십(gossip)에서는 오스카 와일드의 '당신은 스캔들이나 험담을 싫어하는가? 그렇다면 파티에 초대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이 안 맞으면 세상이 삭막하다가 어쩌다 잘 맞으면 하던 사업을 때려치울까 생각하는 경기를 골프(golf)로 이야기하는 것에 공감 백배였고, 특히 사랑의 미로를 번안한 노래가사는 정말 재미있었다. 다음번에 아빠와 골프를 치러 갈때는 이 노래를 미리 연습해가면 아빠도 즐거워하실거 같다. ^^* 하나만 베끼면 표절로 기소될까봐 여러 개를 훔쳐 믹스해놓은 장문으로 정의된 논문(reserch)은 졸업논문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뜨끔하지 않을까? 나만 그런가? 배부르면 먹지 않는 동물들을 본받지 않아 생긴 현상이라는 비만(obesity).. 사촌동생이 부인에게 "배부르면 그만 먹는거야" 라며 말리던 때가 떠올라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배부르면 그만 먹어야 한다는 것.. 동물도 아는 것을 나 역시 아직은 체득하지 못한 것 같다. 어쩔땐 입이 원해서 먹는거다라는 생각이 들때까지 있으니까.. ㅎ
이렇게 도발적인 이야기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죽은 것 중 유일하게 달콤한 것이라는 과거(past), 젊음은 한때이나 미성숙은 영원할 수 있다는 성숙(maturity)같은 이야기는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문제는 이 말을 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주요 원작자가 나와있기는 한데, 이들은 제외되어 있고 위키를 통해 찾아보게 되었지만 추측정도만 할 수 있었다. 영어문화권이 아닌 사람을 위해서 E.Thoma, D.Barry 보다는 풀네임을 적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상당히 재기발랄한 책인데.. 책 제목이 좀 잘못 지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인문력 사전]보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이나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이라는 식의 제목을 갖고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ㅎ 또한, 사춘기에 대한 정의, 강간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말이나 편협한 사고를 드러내는 글들도 다수 인용되어 있어서 독자층이 성인으로 한정되어야 맞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