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류행 - 건축과 풍경의 내밀한 대화
백진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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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류행 風景流行] 이 책을 읽으며.. 사람은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남도의 시골에서부터 서울, 플로리다, 바라나시, 예루살렘, 아테네, 파리, 로마, 동경, 오사카.. 나 역시 다녀온 도시들도 있고, 오랜시간 살아본 도시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스치듯 아니면 일상의 풍경 한조각처럼 지나갔던 그 곳들에서 이 책의 저자 백진님은 예민한 감수성과 깊은 인문학적 지식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본다. 그런 것이 참 부럽다.
지금 내가 리뷰를 쓰는 이 공간도.. 모니터에서 고개를 살짝만 돌리면 푸르른 바다가 보인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서일까? 문득.. 얼마전 이 곳을 강타했던 태풍과 함께 그러한 자연환경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순종적이고 체념적인 정서가 떠오른다. 일본의 정원도 그 연장선상속에 있었다. 유난히 광폭한 천재지변이 많고 인간의 통제밖에 있는 자연환경속에서 살아온 그들은 그래도 자신의 정원에서만은 내 말을 따라주는 자연으로 고요하고, 맑고 정돈하여 가꾸고 싶었다라는 것. 에도시대에 그때 사람들은 지진이 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메기를 의인화하여 협상을 하고 달래주고 그러는 우키요에가 많았는데.. 문득 일본의 정원이 우키요에 한장처럼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유난히 풍토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몸을 이야기하면서도 풍토적 사고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는데.. 사실 풍토라는 말이 처음에는 익숙치 않았다. 하지만 사전을 뒤져보고.. 점점 책속에 빠져들다보니 그 말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지역의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이르는 '풍토' 여기에는 '어떤 일의 바탕이 되는 제도나 조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도 있는데.. 사람은 자연의 영향에서 절대 자유로울수 없다. 유구한 역사만큼 그러한 풍토가 우리에게까지 깊은 흔적을 남겼으리라.. 저자는 우리의 풍토를 '눈 덮인 대나무'로 이야기한다. 4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몬순적 순종과 함께 변화를 갈망하는 저항이 합쳐져있는게 우리라고 한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와 붉은 악마의 함성이 공존할 수 있는 나라.. 그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뜬금없이 느껴졌던.. 다이내믹 코리아보다는 이러한 이미지가 좀 더 우리나라 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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