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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살아서 즐거운 나날들 - 삶에 지치고 흔들릴 때, 프로방스에서 보내온 라벤더 향 물씬한 편지
원소영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3년 7월
평점 :
나에게 프랑스는 겨울과 빛의 이미지로 남아있다. 몇번을 방문했지만.. 이상하게 그때마다 겨울이였기에..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보다는 사람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즐길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프로방스의 4계절과 문화의 향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듯한 [느리게 살아서 즐거운 나날들]을 읽으며 다채로운 프랑스를 느낄수 있어서 즐거웠다. 친구들이 거의 외국에서 살고 있어서.. 스마트폰이 있기 전까지는 정말 편지를 자주 주고 받곤해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친구는 방송작가인데.. 이 책의 저자인 원소영님도 같은 직업을 갖고 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동안에는 프로방스에 사는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는듯한 느낌이 참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나서는 친구가 보내왔던 편지를 꺼내 찬찬히 다시 읽어보았다. 파리와 엑상프로방스.. 같은 나라에서 보내온 편지들이 참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맛이 있었다.
방송작가로 주부로 엄마로 며느리로 그렇게 바쁘게 살아오던 그녀는 안식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물가가 싼 중국에 가서라도 한 1년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차마 그런 말이 나오지 않던차에.. 남편이 프로방스의 국제기구에 근무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원하던 안식년이 5년이나.. 그것도 느림의 미학이 살아있는 프로방스에서 펼쳐지게 된 것이다. 좁은 골목길을 막고 짐을 내려도 클랙션을 울리기보다는 신문을 펴드는 버스기사.. 그리고 그 버스의 승객인 그녀 역시 자연스럽게 책을 꺼내보게 된다.
비록 '봉주르'밖에 몰랐지만..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또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지낸다.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임이나, 테마를 갖고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눠먹는 모임 등등.. 작은 도시에서 만들어낸 수많은 인연은 엑상 프로방수를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을 만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준다.
또한,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프랑스답게.. 샤갈의 마을 생 폴드방스, 세잔과 에밀졸라가 우정을 나눈 엑상프로방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그대로 남아있는 아를까지.. 프로방스에서 생활속에 살아 숨쉬는 문화를 느낄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 겨울이 아닌 계절에 프로방스에 꼭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해준 곳은 프로방스의 보물 라벤더 향이 가득한 마을 발랑솔이다.
그녀처럼 나 역시 프랑스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랑스 음식이 그렇게 칭송받는 이유는 어렴풋이 알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생각해보면.. 프랑스 음식을 먹을때는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 시간들이 프랑스 음식의 미학이 아닐까? 아름다운 프로방스에서 그녀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문화를 즐길수 있었기에.. 프로방스가 더욱 더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