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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의 세계사 ㅣ 창비청소년문고 10
이영숙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평점 :
"오늘은 어떤 세계사를 입으셨나요?"
[옷장 속의 세계사]를 읽고 나면 정말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질문이다. 어제 입었던 청치마를 생각해볼까?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황금이 발견된 후, 수많은 백인들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서쪽으로 향했다. 흥미로운 것은 황금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보다, 그들을 상대로 일용품이나 음식이나 장비등을 팔던 사람들이 도리어 큰 이익을 얻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청바지를 최초로 만든 리바이 스트라우스이다. 군납알선업자의 요청으로 대형 천막 10만개 분량의 천을 생산한 계약이 파기되면서 졸지에 그 물건들을 다 재고로 껴안게 되었다. 실의에 빠져있던 그는 그 천으로 내구성이 강한 바지를 만들게 되었고, 그것이 청바지의 시작이 된 것이다.
또한 엄마가 유난히 좋아하셨었던 벨벳.. 그 벨벳을 딴 '벨벳 혁명'이 생각난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비폭력혁명을 이야기하는데.. 그 과정이 벨벳처럼 부드러웠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물론.. 벨벳혁명의 배경에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가슴아픈 사건이 있었지만.. 청바지에 대해서 읽을때도 마찬가지였지만, 하나의 사건만을 다루는것이 아니라 그 사건뒤로 촘촘히 얽혀있는 이야기들이 누에고치가 비단실을 자아내듯 이어져 흥미롭게 세계사를 공부할 수 있었다. 중국이 독점하던 비단을 만드는 기술이 인도의 지역으로 추정되는 ;세린다'로 넘어갔을때 중국 공주가 모자에 뽕과 누에종자를 감추어 갔다고 한다. 고려말기 목화씨앗을 숨겨온 문익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에도 남겨져 있는 실크로드의 흔적들.. 혹시.. 실크로드를 따라 장사를 하던 사람이 비단제조법이 담겨진 [견왕녀도]를 보고 귀뜸을 해준게 아닐까? ㅋ
내가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인.. 망토와 트렌치코트에 담겨져 있는 슬픈 역사들도 기억에 남고,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다 구입했던 정말 시원하고 몸에 달라붙지 않던 치마의 원단이던 바틱에 담겨져 있는 역사의 딜레마도 인상적이였다. 앞으로도 쇼핑을 하든 옷방에 들어가든.. 옷을 볼때면 그 뒤에 담겨져 있는 세계사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갈거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