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 ‘대형 사고’와 공존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새로운 물음
찰스 페로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1884년에 초판이 출간되고 99년에 개정판이 나온..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는.. 머리글부터 상당히 충격적이였다. 이 책의 저자는 예언자도 아니고 점성술사도 아닌.. 예일대학교 사회학 교수 찰스 페로이다. 하지만 그는 "원전에서 노심 융해가 일어나 대기 중에 방사능 물질이 확산되는 사고가 향후 10년 안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알고 있다시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핵연료가 완전히 녹는 노심융해(멜트다운)이 발생했고, 불가 몇일전에도 후쿠시마 워전 3호기에서 초고농도 방사능 수증기가 배출된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동일본대지진 당시에 일본에 있었던 나는 솔직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대처가 매우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평소 일본하면 워낙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지만 안전의식이 투철하고 방재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그것을 극복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일본의 안전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도리어 그때.. 특히나 황당했던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엇박자 대처와 끝도 없던 거짓발표가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찰스 페로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이러한 상황을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고위험 시스템이 불러오는 '정상사고'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예측가능하지 않고, 인간이 만들어낸 복잡한 시스템들 자체에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들을 한 개인이나 특정 조직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도리어 '정상사고'를 막을 수 없게 된다. 시스템이 복잡해진 이유는 바로 우리가 누리고 있는 더 편리하고,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러면서 시스템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위험한 환경속에 놓이게 된다. 특히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분들이 기존의 것에서 점점 대규모로 변경되고 개선되는 과정에서 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사이에 상호작용이 복잡해지고 점점 더 긴밀하게 연계된다. 문제는 그 과정속에서 이미 내부적으로 상충되는 조직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후 재난 처리과정에서 일본정부는 무능력한 모습을 그대로 노정시켰고, 도쿄전력과의 낙하산 인사등의 유착관계가 드러나면서 많은 일본인들을 분노하게 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미 찰스페로가 정경유착과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에게 위험부담을 지게 하는 권력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전, 항공, 해상, 우주탐사, 핵무기등의 다양한 고위험 시스템이 갖고 있는 문제를 분석한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위험 시스템은 필요악임을 인정하는 한편 공존의 길이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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