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명강 동양고전 -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들이 들려주는 인문학 명강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며 들불처럼 번져온 산업화를 통해 우리는 정말 잘 살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유함이 모든 문제의 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할까? 점점 더 각박해지고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속에서 사람들은 더욱더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인간소외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동양고전'이 답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책.. [인문학 명강]은 상당히 의미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분해하고 분석하고 답을 얻고자 하는 서양문명의 성과에 사색하고 통찰하고 인간의 정신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동양문명의 지혜를 더한다면 화려한 물질문명뒤에 숨겨져 있는 초라하기만 한 정신세계를 충족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동양문화권에 속해있는 우리로서는 꽤 유리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안데르센 동화나 그리스 로마신화는 알면서 동양신화인 [산해경]은 들어본적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는 알아도.. 요지경이 생명의 여신 서왕모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획일화된 상상력을 산해경을 소개해주신 정재서님은 '상상력의 제국주의'로 표현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플라톤의 '중용'을 그렇게 좋아하고.. 정의가 중용이라는 말에 감동하기도 했으면서, 동양고전인 [중용]은 그저 사서오경의 하나로 암기하고 있을 뿐이였다. 어쩌면 나는 상상력뿐 아니라 인문학에도 제국주의에 물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생각보다 빈약하기만 한 나의 소양이 안타까운 만큼 이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되었다.
사서오경을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논어로 첫 강의를 장식한 신정근님은 논어를 카페 모카로, 맹자를 아이스커피로, 대학을 캐러멜 마키아토로, 중용을 카푸치노로 비유해 사서를 간략하게 소개해주신다. 이런 센스를 고리타분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사실 공자는 '상갓집 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끝없는 실패를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배움을 통해 사람은 끊임없이 변할 수 있다는 신뢰를 갖고 있었는데.. 그 신뢰의 바탕은 아마 자기 자신의 삶에게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논어는 권학(勸學)으로 시작한다. 공자뿐 아니라 많은 인물들이 스스로 끊임없이 정진해 나갈 것을 권했다. 그런면에서 심경호님이 소개해주신 김시습도 참 인상적이였다. 그저 생육신의 한사람으로, 금오신화의 저자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던 김시습은 [인문학 명강]을 통해 만났던 인물중에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홀로 독야청청하기보다 현실속에서 인간적인 고뇌를 갖고 끝없이 반성하고자 했던 그의 행보는 누군가에게는 천재의 광기로 보일수도 있으나 나에게는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했고 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인물로 다가왔다.
[권력과 인간]을 통해 이미 익숙했던 정병설님은 권력의 실상을 가감없이 드러냈던 '한중록'을 조명하고자 한다. 아직도 나에게는 한중록하면 오래전에 봤던 사극이 떠오른다. 정보석씨가 연기했던 사도세자가 너무나 강렬하게 남아서, 실제 사도세자는 일상적인 뒤주에 갇히기에 너무 살이 쪘었다는 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어쨋든 한중록을 읽으며 권력의 찬란한 빛을 향해 불나비처럼 날아가는 사람들이.. 그 뒤에 숨겨진 짙은 그림자를 한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고전은 온갖것으로 흐려진 거울을 닦아내고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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