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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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퀸스지역 주택가에서 발생한 한밤의 살인사건.. 그 옆에는 의문의 암호와 신원미상의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안길모이다. 그의 시간과 수를 그려낸 책.. 천국의 소년. 사실 아스퍼거 증후군은 그다지 낯선 소재는 아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도 세상을 수로 이해하고 수로 소통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접해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스퍼거 증후군.. 길모 자신이 만들어낸 언어를 갖고 있는데.. 언어는 혼자서는 절대로 성립될 수 없다. 그가 언어 역시 영애라는 존재가 있어 비로서 언어의 가치를 갖게 된다. 그리고 영애는 그의 삶에 있어서 그러한 존재가 아니 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길모가 영애와 가까워질수록, 영애가 점점 더 얄미워지기는 하지만..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어린 길모는 그곳을 천국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또다른 천국이 있음을 믿고 있었다. 뛰어난 의사였지만.. 체제의 모순으로 장의사가 된 길모의 아버지는 죽음배달부를 자처하며, 사람들의 영혼이 천국으로 무사히 배달될 수 있도록 기도라는 우표를 붙여준다. 하지만..한 하늘아래 두개의 천국은 존재할 수 없는 곳이 아니, 처음부터 천국은 존재할 수 없었던 곳이 바로 북한이었다. 뛰어난 수학적 재능으로 방북한 메들린 올브라이트에게 평화의 메세지를 전한 길모라 해도 어쩔수 없이 아버지와 함께 교화소로 끌려가게 된다. 길모는 교화소에서 아름다운 수의 선율을 갖고 있는  영애를 만나게 된다. 길모의 수학적 재능을 알아본 그녀의 아버지인 강치우는 착한 사람은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다며.. 자신의 딸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어쩌면 이것은 이 책을 관통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실과 거짓이 아닌 수적으로 불가능한 일과 가능한 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길모에게.. 그의 부탁은 처음부터 수적으로 가능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이해하는 간호사의 심문을 받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길모.. 매 장이 시작될때마다 등장하는 지도는 한반도에서 세계지도로 점점 더 넓어져간다. 그리고 길모의 세상 역시 그렇게 변해간다. 탈북을 하여 영애와 자유 그리고 강씨아저씨가 그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숫자를 위해 떠나가는 길모의 여정..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는 수가 바꿀 수 없는 것은 없다라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나 역시 그가 그려내는 수의 세상속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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