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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 태양과 청춘의 찬가
김영래 엮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알베르 카뮈의[이방인].. 그 작품의 도입부를 읽을 때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그 책을 읽고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였기 때문이였으리라.. 막연히 그렇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20대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된 [이방인]의 도입부는 여전히 충격적이였다. 그 짧기만 한 도입부에서 예전에 읽었던 [이방인]에 대한 기억들이 하나하나 맞추어져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거짓같은 진실과 진실같은 거짓으로 흐려져버린 세상속에서 길을 잃었을때는 이방인을 찾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 만나게 된 책.. [알베르 카뮈 -태양과 청춘의 찬가]를 읽으며 카뮈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즐거웠다. 특히 그가 가장 좋아하는 열개의 단어를 바탕으로 그가 남긴 작품과 메모들을 분류한 '열개의 거울에 비춰본 카뮈'는 정말 인상적이였다. 1부를 읽고나서 그의 대표작 [이방인]과 [페스트] 그리고 에세이 [시지프의 신화]를 일부 수록한 2부 '카뮈를 읽다'를 읽으니 좀 더 그의 작품세계가 내 안으로 깊이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과 카뮈의 [이방인]이 세상과 나 그리고 고립이라 질문을 던진다는 면에서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곤 해왔었다. 그래서일까? 그가 도스토예스키의 작품세계에 대해 달아놓은 글들은 더 신경써서 읽게 되었다.
"창조란 일종의 대화"라고 카뮈는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 대화는 누구와의 대화인가? 에 대해 그는 고민한다. 어쩌면 돌고 돌아서 결국 나 자신과의 대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특히나 모든 완성은 더 높은 완성을 강요하는 속박이라고 말했고, 영혼은 일생에 거쳐서 이승에서 창조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저녁의 생각과 정오의 정신이 다르듯..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는 극명하게 달라질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진실이다.. 라고 말할수 있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심지어 정의조차도 보편타당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결국 나의 창조는 나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닐까?
복잡한 생각속으로 빠져들게 했던 1부와 2부와는 달리.. 3부.. '카뮈를 만나다'는 좀 더 실체적인 카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전에 읽은 카뮈-그르니에 서한집을 읽을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실존과 존재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바라보는 카뮈보다, 뭔가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카뮈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