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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꽃 ㅣ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평점 :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21권.. 세종이 왕에 즉위한지 3년이 됮던 해, 왕명을 출납하는 지신사와 대신의 아내가 간통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남자는 귀양을 가지만 여자는 참형에 처해지는 것으로 일단락 된 그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된 [불의 꽃]을 읽으며 문득 토마스 하디의 [더버빌가의 테스]가 떠올랐다.
여자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진실한 사랑을 나눈 연인과의 한때를 위해 자신의 생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사랑의 힘은 강렬한 것일까? 자신을 저버린 남자에게 끝까지 사랑을 다 하는 여자를 보면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지고지순한 사랑을 이해하기엔 내가 너무 메말라있는지도..
왕조가 바뀔 무렵.. 환란속에서 부모를 잃은 한 소녀가 있다. 그녀는 그 충격으로 말도 자신의 이름도 다 잃어버렸다. 그런 그녀에게 푸른 구슬이라는 뜻의 '녹주'라는 이름을 주고, 그녀가 피리에 얹어 전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남자 '서로' 그는 강퍅한 어머니와 입신양명에만 뜻을 두고 있는 아버지의 아래에서 사랑에 굶주린 소년이였다. 그렇게 만난 소녀와 소년이 나이가 들어가고, 남자와 여자로 서로를 받아들일 무렵.. 두 사람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젊은 시절은 덧없이 흩어져 가고.. 중년의 나이가 되어 만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사랑의 불꽃에 자신들을 맡겨버린다. 그저 명문가의 여식으로 그 법도만을 다했다고 하지만 어엿한 가정을 함께 꾸며온 부인도 필요없고, 사랑하고 보살필 대상만을 원했다 하지만 녹주를 궁벽한 절에서 데리고 나와준 남편도 배신한채 그렇게 자신들의 감정에만 빠져들어버린 두 사람에게는 비극적인 결말만이 남겨져 있을 뿐이다.
진실한 사랑을 갈구했던 테스의 마지막은 끝까지 함께해준 그녀의 사랑 엔젤이 있었지만, 망나니의 칼앞에 선 녹주에게는 그 누구도 있질 않았다. 그저 선명하기만 추억만이 그녀의 동반자였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