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 일러스트로 만나는 감성 여행에세이
봉현 지음 / 푸른지식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충분했다. 그러나 행복하진 않았다.

봉현님이 한국에서 살아온 시간을 표현한 단상은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갖게 되는 감상이 아닐까 한다. 사실 나는 그럴 느낌에 빠져들때가 많다. 그럴때는 누가 뭐래도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 어쩌면 봉현님처럼 2년여의 긴 여행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그러지 못해서 수시로 여행을 떠나게 되나보다.
그녀는 나 자신을 찾아 떠나는 긴 여행을 떠난다. 최저와 최고의 몸무게를 만나게 해주었던 베릴린에서부터.. 소박한 니어링 부부와 자연과 자신에게 귀 길울이며 살아간 소로를 꿈꾸며 베를린 시골을 찾기도 한다. 물론 그 곳에서는 환상과 현실의 차이랄까? 온실 속 화초같은 도시아이일뿐인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바이마르를 찾아 동화를 찾아 걷기도 하고, 프랑스에서는 뭐처럼 유유자적한 삶을 만끽하기도 한다. 아마 파리에서부터였지 않을까? 자신의 두발로 걸으며 볼 수 있는 풍경들에 빠져들어가게 된 것이.. 나 역시 그러했다. 여행은 곧 휴양지다라는 큰 명제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유럽여행을 하면 참 많이 걷게 된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그림이 된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나만의 보물을 찾을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들어간 골목에서 나만의 풍경을 만날때의 기쁨이란.. ^^* 그녀는 그런 풍경들 하나하나를 그림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다. 사람들의 모습 하나하나까지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자신까지 그려낸 그림은 참 인상적이였다. 처음에는 그림속에 그녀가 어디쯤 있나 찾아보기도 했는데, 그림에 익숙해지면서부터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하나하나 보다 그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는 그녀를 보곤 했다. 여행에세이 하면 사진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그림으로 담아낸 그녀만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참 즐거웠다. 물론 사진이 좀더 편하고 생생하고 정교하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 직접 그려낸 그림들은 더 그 풍경들을 깊이있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프랑스 국경부터 스페인 끝자락 산티아고 성당을 향해 한달 가량 걸어가는 '순례자의 길' 카미노.. 그녀는 카미노의 상징인 조개껍데기를 가방에 걸고 그 긴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중동으로 넘어가서도 산티아고에서 친구가 발목에 매어준 작은 돌과 함께 사막을 걷고 인도에서는 맨발로 걷는다. 그렇게 걸어다니며 사람들과 만나고 직접 부딪치며 느끼고 생각하는 여행길.. 여행기보다는 도리어 봉현의 일기장을 한장한장 넘겨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여 더 매력적이였다. 그녀의 긴 여정의 끝에는 바로 자기 자신이 있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예전보다 더 자유롭고 더 예쁘게 웃을 수 있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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