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중하차 - 잘 나가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기타무라 모리 지음, 이영빈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일본의 고도성장이 절정에 달했을때 '일억 총중류사회'라는 말이 유행했다. 일본의 경제활동인구 대부분이 샐러리맨으로 종사하며 경제성장의 가져온 물질적 풍요를 공유하며 중류의식이 급속히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모든 생활이 회사를 기준으로 돌아가는 '회사인간'이 등장하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일억 총중류사회'에서 '격차사회'로 빠르게 변화해온 일본에서는 더더욱 회사인간이 세를 더하기만 하는 상황이 아닐까?
그런 일본에서 30대에 잡지 편집장으로 취임할정도로 잘나가던, 누구보다 워커홀릭으로 살아온 아빠가 [도중하차]하여 가정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기타무라 모리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는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일해왔고, 체면과 사회적 지위에 신경을 쓰며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그런 사람에게 찾아오기 쉬운 문제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유명 편집장인채 물러나고 싶다는 이유로 자신의 문제를 솔직히 말하지 못할 정도였다.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 그는 퇴직을 하고도 사회속에서 자신의 자리가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정말 멋진 부인이 있었다. 퇴직을 하고 아들과 여행을 가기 위해 천만원을 달라는 남편에게 투자라고 하며 돈을 내어주는 그녀는 단 한가지의 부탁을 한다. 바로 제대로 된 아빠가 되어달라는.. 시아버지와 어린 아들까지 있는 가정을 여자 혼자 이끌어 간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녀는 결국 스트레스로 위염을 앓기도 한다. 하지만 의연함을 넘어서 상당히 냉정해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부인이 있어 그는 가정의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고, 쉽게 일희일비하는 사람이라.. 그녀의 내공이 부럽기도 했다.
고산식물을 한번 밟으면 10년은 복원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퇴직을 하고 나서도 자신의 커리어에 그렇게 전전긍긍하곤 했었다. 하지만 1년여의 시간동안 기타무라 모리는 정말 소중한 것을 깨닫는다. 사회에서의 자신의 자리에만큼 가족에게 있어 자신의 자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퇴직을 결심했을때.. 한 작가가 했던 충고..  "남자는 계속 달리는 게 중요해. 중간에 멈추면 상품 가치가 떨어져" 이 말은 그에게 갈등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남자가 달려야 할 곳은 사회뿐 아니라 가정이라는 테두리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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