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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처럼 울고, 신화처럼 사랑하라 - 신화 속에서 건져올리는 삶의 지혜 50가지
송정림 지음 / 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여러권의 책으로 만난 송정림님은.. 뭐랄까? 나와 궁합이 참 잘 맞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온화한 바람과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평온한 공원에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것만 같다. 혼자 책을 읽고 있음에도.. '아, 그렇구나'. '맞아요.. 정말 그렇죠?', '나는 왜 이럴까요?'라며 자꾸만 말을 하고 싶어진다.
이번에 그녀는 신화를 갖고 나에게 찾아왔다. 어린시절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참 좋아했던터라 더욱 반가웠다. 뭐랄까.. 늘 바르고 정직하고 큰 업적을 남긴 위인전속의 인물들보다 실수도 하고, 질투에 불타오르기도 하고, 정말 소소한 것들로 싸우기도 하고.. 그렇게 지극히 사람다운 신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특히나 신화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신화는 자연과 예술 그리고 책 뿐 아니라 어학과 문화를 이해하는 훌륭한 토대가 되어준다. 다이달로스와 아키로스를 몰랐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에 대해 페이퍼를 쓰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 했으리라.. 그리고 신화에서 유래된 수많은 영어표현을 기계적으로 암기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신화처럼 울고, 신화처럼 사랑하라]에서 나는 사랑에 대한 부분에 정말 푹 빠져버렸다. 아무래도 주말부부를 오랫동안 이어오다보니 불안함이 가슴 속 깊이 자리잡게 되는걸 부정하기 힘들다. 그래서 영어표현을 이해하는데 만족했던 '네소스의 셔츠'를 송정림님의 시각을 빌려 바라보니 나에게 도움이 되는 한 단어가 나타났다. 바로.. 신뢰. 사랑은 어쩌면 열정이 아니라 신뢰와 동의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믿는 것.. 말로는 쉬울지 몰라다 실제 내 몫의 실천으로 남으면 참 어렵다. 하지만 말이다.. 내 사랑이 기쁨이고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는 상대를 믿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에게도 사랑이라는 천국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인물을 만나기도 했다. '알페이오스'... 나름 신화를 좋아한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이 인물은 사실 기억조차 잘 안난다. 하지만 책을 통해 그의 사랑을 만나다보니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알고 있던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사랑을 시험하는 아르테미스에게 내 사랑이 부족했노라 사과할줄 아는 남자. 자신을 떠나간 님프에게 스스로를 낮추어 그녀에게 흘러들어간 남자. 글로 쓰면 참 쉬워보이지만 막상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벌써 나는 발끈하고, 나에게 맞추어달라고 도리어 떼를 쓸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상대의 부족한 부분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의 사랑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연리지처럼 하나가 되어가는 것이 부부라고 한다. 늘 내 입장만 내세우고, 내 이야기만 앞서고, 그렇게 내 맘대로 남편을 판단하고 재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