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경제학 - 모방은 어떻게 혁신을 촉진하는가
칼 라우스티아라 & 크리스토퍼 스프리그맨 지음, 이주만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당신을 인간이 지금까지 해온 최고의 것들에 노출시키고, 그 최고의 것들을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 안으로 가져오는 게 중요합니다."

모방의 경제학을 읽으며 스티브 잡스가 미국 PBS 방송의 다큐멘터리 `괴짜들의 승리`에 출연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모방의 경제학의 원제 'the knockoff economy'이다. konckoff는 복제품, 모조품, 해적판등을 표현하는 형용사이고, 이 책 역시 '베끼기'에 대한 이야기를 수면밖으로 끄집어내고 있다. 우리 경제가 발전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혁신이다. 그리고 그 혁신은 왠지 창조라는 단어와 비슷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창작자가 만들어낸 혁신상품이나 서비스로 발생하는 수익을 누릴수 있게 보장하는 독점이론을 바탕으로 '지적 재산권법'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나 역시 이런 제도적 장치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식을 하고 있고, 이런 장치로 인해 창의력이 더욱 더 촉진될수도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저작권의 보호라는 테두리가 상당히 모호한 면이 있었다. 물론 이 책은 미국 저작권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실정과 다를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다가왔다. 조리법에 대한 저작권은.. 사실, 나도 뭐 여기저기서 보고 그대로 따라하곤 했기 때문에.. 솔직히 그것이 저작권의 테두리에 속한다고 생각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패션 디자인에 대한 것은 조금 놀라웠다. 미국 저작권의 기본 방향은 유용한 물건은 자유롭게 복제가 되는 것을 인정한다고 한다. 그래서 패션 디자인은 저작권의 범위에 들지 못한다. 물론 유용한 물건이라는 개념이 모호하여 스케치를 한것은 저작권에 해당되고, 그것을 옷으로 만들어내면 저작권에 해당하지 못하고.. 좀 모호한 면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패션이 그렇다고 하여 창조적이지 못한가? 그것은 아니다. 시즌마다 열리는 패션쇼와 패션 잡지만 생각해봐도 늘 새로운 유행이 다루어진다. 거기다 의류업계에서는 베끼고, 재해석하고, 참조하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서 있었던 저작권법과 창조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베끼기라는 것은 혁신을 억제할 수도 있지만 촉진할 수도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특히나, 패션에 있어서는 유행주기를 앞당겨주는 '의도적 진부화'와 유행을 형성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앵커링'을 통해 베끼기는 혁신의 원료가 되어주기도 한다. 베끼기와 창작이 공존하는 세상.. 그것은 내 생각보다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였다. 패션, 미식축구, 요식업계, 금융등 여러 산업을 통해서 이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지적 재산권법의 정당성을 훼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창작비용에서 오는 차이를 인정해보자는 제안을 한다. 수억달러가 드는 영화나 신약개발같은 것에는 지적재산권법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개발비용이 적은 쪽에서는 도리어 베끼기가 혁신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불꽃을 빌려 자신의 양초를 밝힌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불꽃이 꺼지지는 않는다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이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오는 책이다. 불꽃을 빌려 양초를 더 많이 킬수 있다면 세상은 더 밝아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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