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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실패 - 기업의 성공 신화에 가려진 진실
신기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3년 4월
평점 :
"실리콘 밸리의 동력은 실패한 경험"이라는 말이 있다. 실패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어 성공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터부시한다. 그래서 13개 기업의 실패를 이야기하는 이 책의 제목은 [사라진 실패]이다. 실패를 피할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같은 실패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기업문화에서는 실패를 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실패를 묻어두고 그저 앞으로만 전진하려고 하기 때문에 한화처럼 비슷한 함정에 계속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대명사.. 아니 때로는 한국의 대명사로 다가오는 기업들의 실패담을 담은 이 책은 기업하기 좋은 정책.. 즉 기업프렌들리 정책을 편 이명박 정부의 5년간의 시간에 걸쳐 분석이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전에 매스컴을 통해 접했던 사건들이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정리해준다는 동시대성이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물론.. 보수적 조직문화와 지주회사로의 전환으로 스마트 혁신의 속도전에서 뒤쳐진 LG, 회장을 중심으로 뭉친 의리파 조직으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황제경영의 한화, 시장을 잘 알고 고객프렌들리한 경영에 강점을 갖고 있음에도 다른쪽으로 눈길을 돌린 웅진, 투명한 경영을 외면하고 봉건왕국같은 체계를 유지한 오리온등 여러 기업들의 모습은 스스로 그들이 실패를 자조했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부도덕성과 무윤리성이 낱낱이 드러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문제성도 느껴졌다. 수출주도형 대기업에게 온갖 특혜를 제공하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내수시장에 집중해 성장한 기업들도 어느새 자신의 장점을 버리고 수출기업이 되려고 한다. 그래서 전혀 관계 없는 분야인 중공업 위주의 기업재편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려고 하는 것이다. 거기다 국내시장과 글로벌시장은 접근방식이 달라져야 하는데 같은 시각으로 대응을 하고,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서 문제를 키우게 된다.
이것을 한국 기업 생태계가 빚어낸 실패라고 저자는 지적하는데, 이런 생태계를 더욱더 확고히 하는 것이 국가라는 것이 문제이다. 2등에서 1등을 하기위한 캐치업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에 대한 답은 기업 뿐 아니라 국가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