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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을까 - 히피의 창조력에서 실리콘밸리까지
이케다 준이치 지음, 서라미 옮김, 정지훈 해제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Billion Dollar Hippy라는 영국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누구에 대한 이야기였을까? 바로 정보기술(IT)의 혁신적 리더인 스티브 잡스이다. 그가 히피문화에 흠뻑 빠져있었다는 것은 꽤 알려진 사실이다. 다큐멘터리에서도 IT와 히피문화의 접점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 [왜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을까]는 히피문화가 미국 사회에 남긴 영향력을 IT산업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생각해보면.. 마이크로소프트,구글,IBM 그리고 애플,페이스북,트위터.. 모두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인터넷 세계를 지배하는 모든 플랫폼이 다 미국에서 탄생되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IT의 중심인 실리콘 밸리, 그리고 히피문화의 중심지도 샌프란시스코라는 것도.. 또 네바다 주에서 펼쳐지는 문화축제 버닝맨 역시 히피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 같아 재미있게 느껴졌다. 일본에서 정치의 계절에서 경제의 계절로 넘어가는 시기..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던 수많은 학생들과 청년들이 산업역군으로 편입되어 고도성장을 이끌어갔다고 한다. 히피역시 그런 경로를 따라간것이다.
책을 읽다가 문득 히피문화와 인터넷.. 그리고 네트워크는 참 비슷한 면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와 사랑을 이야기했던 히피들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예술을 통해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화합하고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술의 자리를 모든 사람이 접근하고, 사용하고, 공유하는 인터넷으로 대신한다면.. 이 문장은 네트워크 세상에서 만들어지는 사람들의 활동에 대한 설명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책을 처음 읽을때는 히피문화에 대해서 그리고 미국사회에 히피문화가 남긴 유산에 대해서 많은 것을 접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선을 반대로 향한다. 그래서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할 것을 끊없이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IT자체를 산업이 아니라 문화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항의 문화, 그리고 공유의 문화인 히피즘이 인터넷 세상에서 펼쳐놓은 세상속에 나 역시 속해있으니.. 나 역시 히피에게 빚을 진것일까?
사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되는 핸드폰 역시 기술적인 면에서는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지 못한다. 처음 이 것들을 접했을때의 느낌은.. 단순히 기술혁신의 수준이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문화충격이였다. 그리고 그것을 매개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문화속에 나 역시 빠져있는 것이고 우리나라 역시 단순히 상품을 파는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파생될 수 있는 고유한 문화를 만드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