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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트레일 걷기 여행 - 배낭여행자의 꿈을 걷는 여행
사이토 마사키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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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대 때는 여행에 빠져 살았으니까, 30대 때는 우리 집을 짓겠어. 그리고 집을 완성하면 40대 때는 다시 여행에 몰두할 거야" 부인에게 이렇게 선언하고 그 약속을 지킨 남자.. 사이토 마사키. '세계 7대 트레일'이라는 기사를 보고 40대가 되어 순수한 여행을 떠나겠다는 그를 떠나보낸 부인도 참 단단하단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여행은 10대 트레일을 두발로 직접 걷고 그 속에서 더욱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굳건히 다지고 돌아오게 된다. 자신이 직접 걸은 길을 사진과 일기로 꼼꼼히 정리하여 책으로 엮어내고, 유용한 팁까지 아낌없이 담아놓은걸 보며.. 여행작가로 활동할때 그의 필명..'셰르파 사이토'가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다. 셰르파.. 히말라야 산악 등반 안내인을 지칭하는 표현이지만.. 안나푸르나 서킷에서 그와 함께한 셰르파 텐지는 이런 말을 들려준다. "셰르파족은 걷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일까? 두발로 직접 걸으며 10대 트레일을 안내하는 그 역시 훌륭한 셰르파 도우미가 아닐까?
40대 첫 트레일은 안나푸르나 산군을 일주하는 코스이다. 20대에 자전거로 아시아를 여행하던 그는 네팔에서 트레킹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빈부나 연령을 불문하고 모두 산길을 제발로 걸어서 이동한다." 그 평등함이 그를 사로잡았고.. 그 경험이 그의 필명의 시작점이였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유럽에서도 트레킹이 꽤 유행이다. 하지만 등산이나 자연 속 산책이라는 컨셉을 갖고 있는.. 선진국의 트레일과 달리.. 네팔에서의 트레킹은 주민들과 그들의 삶과 함께 어울려 걷게 되어 매력적이라고 한다. 두번째 코스였던.. 알프스를 끼고 프랑스와 스위스를 따라 걷는 오트 루트(프랑스어로 높은 길)에서 만날 수 있었던 그림같은 풍경도 아름다웠지만 네팔의 사람냄새 나는 풍경도 매력적이였다. 아니.. 모든 길마다 자신만의 매력을 담뿍 담아내고 있었다.
인간의 조건에서 자동차 없이 살기라는 미션을 수행한적이 있었다. 그때 멤버들은 두 발로 걸어다니니 불편하긴 하지만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낄수 있다고 했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을 주었다. 책을 읽다보면 그가 걷던 곳중 여러곳은 나는 그저 빠르게 지나간 곳이였다. 그리고 그 빠른 속도만큼 나는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 앞으로 여행을 가면.. 이렇게 전문적인 트레일은 좀 힘들지 몰라도.. 조금씩 더 걷고 사람들과 부딪쳐보는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