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러시아 할머니의 미제 진공청소기 NFF (New Face of Fiction)
메이어 샬레브 지음, 정영문 옮김 / 시공사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먼지를 적으로 알고 살아오신 토니아 할머니의 이야기.. ^^ 내 러시아 할머니의 미제 청소기를 읽으며 나 역시 내 외할머니가 내내 떠올랐다. 비록 저번달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할아버지 곁으로 떠나셨지만.. 가장 최근에 방문했을때 기력이 없다 하시면서도 나보다 더 밝은 눈으로 내 스타킹에 붙은 먼지를 떼어내시던 모습이 눈가에 선하다. 토니아 할머니의 청소법이 딸과 며느리에게 이어져 손주들까지 다 기억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할머니의 결벽증은.. 외손녀인 나에게까지 꽤 유명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딸들을 데려다 청소를 시키는 모습까지.. 어쩌면 그렇게 엄마의 기억속에 남겨져 있는 외할머니와 닮았는지.. ㅎ 내 할머니 이야기를 읽는 듯해 즐겁기도 했다. 비록.. 내가 이스라엘의 문화와 할머니가 생활한 공동체 모샤브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해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이 책은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전 읽은 유리동물원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벽증에 걸린 토니아 할머니와 예후야후 할아버지가 보내주신 미제 청소기에 대한 기억은.. 그들의 가족 숫자만큼 여러개의 버전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수만큼 버전이 더 늘어났을 것이다. 시오니즘과 사회주의가 결합한 이스라엘 농업 공동체인 모샤브에서는 미국적인 것을 상당히 부도덕한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농사일을 하며 흙이 묻어있어야 할 손에 매니큐어가 발리는 것은 그들의 집단농업에 큰 장애물이 되었을 것이다. 화장실을 갈때조차 빈손으로 가서는 안되고, 돌아올때는 무엇인가를 가져와야 하는 그 시절에.. 껌을 씹는 것도 타락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그 시대에 등장한 심지어.. 일렉트릭 제너럴사의 전기청소기라.. 마치 연극처럼 두둥.. 하는 소리가 절로 들려오는듯 했다. 시오니즘을 버리고 자본주의 사업가가 된 형제가 보내온 미제 전기 청소기. 과연 전기청소기의 운명은? ㅎ 이런식으로 읽어서일까? 잘 모르겠는 말들을 슬쩍슬쩍 넘기고 읽다보니 토니아 할머니와 그들의 가족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물론.. 첫페이지에 있는 가족도를 수없이 봐야했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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