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 만들어진 낙원
레이철 콘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아타락시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의 말한 정신적 평정의 상태를 말한다. 그런 순수한 행복을 느낄수 있게 설계된 섬 드메인.. 보라빛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최고급 산소가 공급되는 그곳은 물의 전쟁이 끝난후.. 가장 부유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만들어진 완벽함.. 이라는 말로 설명되는 곳.. 그곳에는 원주민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품위를 극대화하기 위한 봉사를 수행하는 클론이라는 존재들이 존재한다. 클론역시 만들어진 완벽함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우월한 신체를 갖고 있는 인간이 죽으면.. 그에게서 영혼을 추출한다. 시조라고 말하는데.. 시조의 시체를 복제해 인간에게 헌신할 수 있게 프로그램해 만들어지는 것이 클론이다. 하지만.. 만들어진 완벽함.. 이라는 말이 갖고 있는 모순처럼.. 실수로 만들어져 자신에게 영혼이 있다고 믿는 클론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디펙트라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엘리지아 역시 디펙트이다. 어쩌면 디펙트가 될 수 밖에 없는 존재가 아니였을까? 10대 클론이기 때문이다. 개발중이라는 클론이라는 이유로 그녀는 베타라고도 불린다. 그녀는 시조의 기억이 떠오르고, 맛을 느끼고,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감정이 있는 로봇을 만들어낸 영화 A.I. 속에서 사랑받고 싶어하던 로봇 데이비드가 떠오른다. 영혼을 제거한 클론을 만들려고 했으나 맛을 느끼고,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하고 시조의 기억을 찾아 떠나려는 엘리지아..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면서도.. 만들어진 비극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에덴동산이라고 할 만큼 낙원같은 곳에서 살면서도 지루해하는 10대 아이들.. 아타락시아를 유발하도록 고안된 곳에서 정신을 마비시킬 락시아라는 마약에 탐닉한다. 사실 완벽한 것이란 없다. 완벽하게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한 로봇도.. 완전히 영혼을 제거해버린 클론도.. 완벽한 평온을 준다는 드메인도.. 결국은 완벽하지 못하니까..
설마.. 설마 했던.. 의심이 마지막에 진실로 드러나면서.. 1부가 마무리된다. 앗.. 여기서 끝나면 안되잖아!! 라는 투정이 절로 생겨났지만.. 어쨋든 이 책은 총 4부로 기획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읽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베타는 영화화가 이미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보라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연보랏빛으로 물들어있을 드메인을 어떻게 구현할지가 기대된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느냐라는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번역가의 소개답게 읽는 내내 그런 고민에 빠져있었지만.. 확실히 몰입도가 높고 전개 속도가 탁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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