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
마크 피셔 지음, 서희정 옮김 / 토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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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나의 소중한 친구가 떠올랐다. 중학교때부터 알게 된 친구인데.. 진학하면 할수록 지리적으로 멀어지기만 했다. 결국 유학가서.. 거기에서 자리를 잡는 바람에 그 친구를 만나 함께 하는 것은 연중행사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리를 그렇게 긴 시간동안 이어준 것이 있었다. 바로 편지이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전하지 않던 시기.. 편지를 써서 우체통으로 향하는 길에.. 친구의 편지가 우편함에 와있는 걸 확인하던 순간들은.. 아직도 나에게는 큰행복으로 기억된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 역시 편지이다. 작가인 마크피셔와 시몬 그리고 폴은 어렸을때부터 삼총사라는 애칭으로 묶여서 불려오던 친구들이다. 마크는 "나는 행복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친구를 위해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소중한 친구에 대한 애정으로 써내려간 편지를 읽으며 꼭 나에게 써준 편지같기도 했고.. 또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도 많았다. 
마크의 친구 시몬과 폴.. 그들은 겉으로 볼때는 행복해보인다. 폴은 자신의 직업인 교사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지 못한 길을 동경하며 안타까워하고 있지만.. 그래도 교사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겉으로는 모든 것을 다 가졌고, 인생은 아름다운데.. 왜 이다지도 즐겁지 않은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그의 편지에 담겨져 있다.
인상깊었던 충고는.. "돈과 균형잡힌 관계를 맺으라"였다. 책속에 나온 표현.. 구매 후 실망감, 소유 후 실망감.. 이 두말이 나를 얼마나 반성하게 했는지 모른다. 패션잡지를 구독하고.. 패션쇼를 구경다니고.. 아니 딱히 패션이 아니라도 디지털기기나 취미생활.. 심지어 책까지도  나는 정말 새로운 것에 쉽게 빠져들곤 한다. 그것을 가지면 뭔가 내가 달라질것만 같은 착각? 하지만 정말 그것은 착각이다. 왜냐하면 구입한 물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박스채 옷방에 던져놨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찾고는 황당해한적도 많다. 새로 구입한 기기를 다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금새 새로운 것을 구입하곤 한다. 그것을 소유하는 순간까지만 해도 참 행복했는데.. 그 행복은 일회용인거 같다. 신제품이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세계.. 라는 표현을 내 머리속에 간직해야 겠다. 도리어 나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상상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계속 탐하기만 한다면.. 나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올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것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한다면..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의 가치는 더 높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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