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각의 지배 - 인간은 두뇌로 음식을 먹는다
존 앨런 지음, 윤태경 옮김 / 미디어윌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어려우면서 재미있다. 이 책의 감상은 딱 이렇게 쓰고 싶어진다. 음식을 먹는 것 이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을 따라가다보면.. 지금 내가 목을 통해 넘어가고 있는 우유와 쿠키 한조각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내 뇌에서는 어떤 반응을 전달하고 있고,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고 있는지, 또 이것을 먹는 것이 단순한 욕구인지, 아니면 사회생활의 발로인지 그리고 이 황홀한 맛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은 아닐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푸드가즘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심지어 나는 선천적인 sweet tooth이자 fat tooth.. 즉 단음식과 고징방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인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성공적인 체중 감량 유지자에 속하는 사람으로서.. 식욕을 자극하는 신호를 의식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신경학적인 반응은 언제쯤 작동할지.. 혹시 그 반응점이 무뎌진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쿠키하나를 맛보며 내 머리는 쉴틈없이 작동하는 느낌이랄까? ㅋ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들은 음식과 만나면서 맛있어지고 재미있어 진다. 특히, 바삭한 음식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듣다보면.. 이런것이 생득적인 선호라는 것.. 생득적이라는 말이 낯설어서 병기되어 있는 영문을 찾아보니 선천적이라는 뜻이 나왔다. 아무래도 그 표현이 좀 더 쉬울듯.. ㅎㅎ 어쨋든 선천적으로 바삭한 맛에 끌리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다양한 각도로 접근한다. 곤충이나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그건 아니잖아.. 라며 투정부리기도 했고, 마이야르반응을 읽으며 그래 맞아..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사랑하는 마이야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후반부에 등장한 청각에 대한 이론이 나에게는 정답처럼 느껴졌다. 근처에 튀긴만두를 파는 집이 있는데.. 먹을때면 그 바삭바삭한 소리가 일품이다. 한번은 장난으로 녹음을 하여 친구에게 들려줬다 시샘 가득한 비난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ㅎㅎ
또 음식과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인체는 딱히 몸무게를 줄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슬픈 이야기도 있었지만.. 과식을 유발하는 식이행동스타일을 분석하다보면 다이어트의 길을 찾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그 비용은 천문학적이라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언젠가는 저렴해지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