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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읽는 골프 책
화장실독서가협회 지음, 문은실 옮김 / 보누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부모님의 손을 잡고 찾은 골프장은 참 내 마음대로 안되는 공간이였다. 그때의 인상으로는 참 쉬워보이는데, 참 내 마음대로 안된다 정도일까..? ㅋ 아마 그때 나에게 필요했던 마음가짐은 [화장실에서 읽는 골프책]에서 읽은 공짜 충고 "세게 쳐라. 어딘가에는 공이 떨어질 것이다."가 아닐까? 하지만 그런 충고를 듣지 못했던 어린 나는 잘치고 싶었고, 남들 공이 떨어지는 곳에 내 공이 가길 바랬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나에게는 넘치는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는 '헤드업'이 문제다. 나이가 들면서라기보다는, 주위의 지치지 않는 잔소리에 많이 줄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골프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게 함정.
어쨋든 내가 즐기는 몇개 안되는 스포츠중에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 책은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책 제목에 맞게 화장실에 가져다 두고 읽었다. 분량적으로도 딱 화장실에서 읽기 좋은 책이기도 했지만.. 골프를 좋아하시는 아빠가 가져가시는 바람에 뒤늦게 통독을 하게 되었다. 리뷰를 쓰고 나면 다시 화장실에 가져다 놔야지.. ^^* 이 책 한권만 있으면 골프를 치면서 주고받는 이야기들을 이해하기도 쉬워지고, 나 역시 한마디씩 거들수도 있을것이다. ㅋ
이 책은 정말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골프의 기원부터 사용하는 용어, 상식, 선수들, 어록까지..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바로 골프 역사상 가장 빛나는 대회와 선수들의 경기를 중계해주는 듯한 빅샷과 슈퍼샷이다. 참고로 첫번째 빅샷은 바로 나도 기억하고 있는 어니 엘시와 타이거 우즈의 메르세데스 챔피언쉽이였다. 골퍼들이 사용하는 용어는 나도 모르는게 꽤 많아서 메모를 열심히 해두기도 했다. 다음번에 가서는 어림짐작으로 상대의 말을 이해하는게 아니라 나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듯 해서 즐겁다. 허무개그식의 필드의 유머도 재미있었지만, 골프중계를 시청하다 아주 작은 실수를 캐치해내 신고하는 안방의 감시자들의 활약도 인상적이였다. 두번이나 그런 일을 겪은 폴 에이징거도 있었지만, 나뭇가지 아래에서 샷을 치기 위해 수건을 깔았던 크레이그 스태들러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그는 결국 실격하여 2위 상금을 잃고 말았는데, 그 나무가 벌목된다는 소식에 기쁘게 전기톱을 잡았다고 한다. 우리 시대의 골프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거 우즈가 등장하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 역경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던 골프계의 인종차별 역시 인상적이였다.
이 책을 집필한 화장실독서가협회는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저자를 모아서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책을 출간해 왔다고 한다. 그동안 나온 시리즈를 보니 흥미로운 주제가 참 많다. 앞으로도 이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