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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기적이 되는 순간 - 정진홍의 사람공부 2 ㅣ 정진홍의 사람공부 2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살아있음은 그 자체로 경이요 감격이며 황홀이요 축복이고 기적입니다. 살아 있음의 주체인 사람 역시 저마다 예외 없이 기적입니다. 사람 자체가 기적인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가 기적이며 또 나와 마주하는 타인이 또 다른 기적이란 생각을 아예 잊고 삽니다."
책을 다 읽은 후 이 말을 다이어리에 옮겨 적으면서도 내내 마음에 남은 이야기들이 가슴을 울리곤 했다. 사람이 갖고 있는 힘을 여러가지 인물을 통해서 읽으며, 책에서 만났던 수많은 인물들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사람에게 따듯하고, 자신의 운명에 강인했고, 자신의 인생에 충실했기에 기적이 되지 않았을까? 사람을 영어로 표현할때.. Human이 아니라 Human being이라고 한다. 단번에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형성되어 가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끊임없이.. 라는 단어가 정말 의미깊게 다가온다. 나이가 들었다고 하여, 자신이 갖고 있는 조건이 좋지 않다 하여,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다 하여 포기하기에는 사람이 갖고 있는 힘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 역시 예전에 읽었던 책인 [오체불만족]의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나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그는 사지가 없는 외모를 초개성적으로 여길 정도로 긍정적인 인물인데, 그가 책을 출판하고 나서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의 책이기에 편안한 삶을 살아갈수 있었겠지만, 그는 절대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한다. 결국 목표대로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오토다케는 "여기가 종점이 아니라, 여기부터가 시작"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고 한다. 정맥주사때문에 한팔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할때마다 마비가 되는 기분이라며 불평불만을 쏟아내던 나이기에 불평하지도 안주하지도 않는 오토다케의 인생은 정말 기적중의 기적으로 기억된다.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에서 최고령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하며 스스로를 아직 할 일 많은 어린 소년이라고 말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공부를 더 하면 지금보다 나아질것이라며 황혼유학을 떠난 영웅문의 작가 진융, 정년은 숫자에 불가함을 입증하며 은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 언론인 월터 크롱카이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삶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의 지평은 저 높이, 저 멀리에 있는데.. 늘 투정부리며 주저 앉아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교만한 행동이 아닐까?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겸손의 자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유명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사람이니까 기적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하지만, 그들의 삶이 항상 탄탄대로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심지어 30세가 되기도 전에 백만장자가 되었지만 가족과 함께하지 않는 그에게 실망한 부인에게 이혼통고를 받은 밀러드 풀러의 이야기만 생각해도 그러하다. 천만장자를 꿈꿀정도의 부를 쌓았고, 세속적인 기준에서 그는 분명 성공한 사람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기부하고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인생의 설계도를 다시 그린 그의 삶이 기적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