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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의 나비
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엔도 조의 소설.. 어릿광대의 나비와 마쓰노에의 기록을 읽고나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글로 바꾸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휘자이자 작곡가였던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듣다보면, 익히 듣던 작곡가의 작품들과 달리 조화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보다는 각각의 악기들이 툭툭 튀어나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이 책 역시 읽다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내가 뭘 읽고 있었지? 라는 생각에 빠질때가 있다. 말러의 작품을 난해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지 못할때, 할아버지께서 해주셨던 충고가 있다. 처음부터 전체의 이야기를 애써 보려 하지 말고, 차라리 한 악기의 관점에서 다른 악기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때도 한사람의 관점을 잡아보려고 노력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 아직도 말러가 미스테리한 작가이듯.. 엔도 조 역시 나에게는 미스테리한 작가로 분류될듯 하다.
특히, 다언어작가인 도모유키 도모유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어릿광대의 나비를 읽을때 더욱 그러했다. 어릿광대라는 학명을 갖고 있는 가공의 나비와 착상, 행운, 기적을 잡는 은실로 만들어진 망..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감도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신기한 것은 책이 또 술술 읽혀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글을 쓰던 도모유키 도모유키의 문장들에서 전해지는 깨달음.. 즉 '잡다한 웅성거림으로 시작해, 서서히 하나의 목소리로 정리되어 가는 모습이 보이곤 한다' 라는 즐거움이 나에게도 전해졌으면 좋았겠지만.. 나에게는 조금은 어려운 문제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