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지성'이라고 평가받는 버트런드 러셀이 이야기하는 행복이라..? ㅎ 사실 그의 저서들은 엘리트들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라고 한다. 지체높은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아주 어린시절부터 우울증에 시달렸고 자살충동에 사로잡혔다는 그는 10대에 수학에 대한 학구열로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쯤되면 요즘말로 '이 분과 나 사이에는 넘사벽(넘을수 없는 사처원의 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행히 나는 러셀을 다른 방식으로 처음 만났다. 요즘 영시공부에 한참 빠져있었는데.. 그의 시 한수를 배운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를 접하면서 천상병님의 [귀천]이라는 시가 떠올렸었다. 그렇게 미련없이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의 삶이 그 누구보다도 치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의 저서.. [행복의 정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책을 읽으며 러셀의 인생을 만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였다. 가까운 시일내에 그의 자서전을 읽게 될 것 같다. 그는 평생 자신만을 위한 처방약을 복용했다고 한다. 그 처방약으로.. 긴 세월을 살아온 할아버지가 슬쩍 귀뜸을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만큼 쉽고, 때로는 재미있게 해주시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져서 마음이 따듯해진다.
그의 학구열은 넘사벽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느낌을 준다. 그와 같은 천부적인 재능은 없지만..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이 몰입할수 있는.. 어떤 일을 찾아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취미로 즐기는 일 외에는.. 나는 누군가를 돕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하기보다는 여기저기 돈을 보내는 쪽으로 행동해왔다. 사실, 실제로 봉사활동에 참여해본적은 거의 없다. 그러나 러셀은 세상 속으로 나아가 스스로 표현하고, 경험하며, 느끼고 배우는 것을 강조한다.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도 그러했지만, 그의 사회활동을 보면 분명 그는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직접 나서서 노력해왔다. 그리고 그는 그런 활동을 통해 또다른 가치를 배울수 있다고 말한다. 가끔 컴패션 사이트를 들어가면 번역메이트를 뽑을때가 있다. 일대일결연을 하는 사람들이 편지를 쓰게 되는데, 그 과정을 도와주는 일인데.. 할까? 말까? 매번 그러다 신청기간을 놓치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이번에는 꼭 지원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아주 직접적인 봉사라고 할 수 없지만.. 한발 떼어본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행복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
러셀의 [행복의 정복]은 정말 오래된 책이다. 그는 1872년에 태어나 2세기를 아울러 살아온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행복론이 지금 시대에도 너무나 잘 들어맞는 이유는, 사람의 환경이 바뀌었을 뿐.. 사람들은 여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한 세상 속에서, 스마트한 생활방식을 갖는 것은 내 몸을 편하게 해준다. 그리고 아날로그식 인생관을 갖는 것은 내 정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