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의 여행 - 내 안의 수도원을 찾아
진동선 지음 / 문예중앙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침묵으로의 여행..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에서 다도와 하이쿠, 이케바나같은 것을 배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겉보기와 달리 절대 조용한 성격이 아닌걸 아는 친구들은 그걸 왜 배우냐고 묻곤 했었다. 하지만.. 그걸 배우는 동안 시간만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나, 자연속으로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나 자신을 내려놓는지에 대해서 맛볼수 있는 것들이 즐거웠다. 또한, 하이쿠를 배우면서.. 움직이는 것들, 변화하는 것들에 더 큰 관심을 두던 것에서 벗어나 그 자리를 여전히 그 대로 지키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사색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덕분에, 알프스를 중심으로 유럽의 위치한 수도원들을 찾아 떠난 이 여행기를 읽으며.. 침묵으로 떠난 여행이긴 하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받는 기분이 들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는 수도원.. 특히, 대부분 흑백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사진속에서도 그 어떤 화려한 혹은 극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 보다 더 많은 감정을 전달받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 등장하는 색감을 잘 살려낸 칼라 사진에, 아 세상은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며 눈을 뗄 수 없었다. 내려놓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채울수 있다는 말과 비슷한 느낌이다. 절제하고, 때로는 무심하게 까지 느껴지는 글임에도 참 긴 시간 동안 읽어야 했고, 어쩌면 휘리릭 넘길 수 있는 책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분량의 사진을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이런 독서는 참 특별한 경험이였다.
사실.. 사진을 더 크게 보고 싶은 욕심에.. 이 책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곤 했다. 하지만 행여 사진이 구겨질새라 조심조심 넘기는 내 손길과 또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내 눈길을 느끼게 해준 것이 아니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 좀더 세심하고 깊이있어진 기분은 착각만이 아닐듯 하다.
왜.. 하필 수도원이였을까..? 아마도 그것은 사람이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저자는 유럽 교회의 화려한 건축이나, 조각, 그림이 아니라 오로지 수도원으로만 찾아다닌다. 그 곳의 어둠은 정말 깊다고 한다. "어둠에 숨으면 내 안의 또 다른 눈이 나 자신을 본다" 그는 어쩌면 이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찾아나갓던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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