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위안 -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청미래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철학의 위안을 전해주고자 하는 이 책은 인기없는 존재들을 위하여 소크라테스를, 가난한 존재들을 위하여 에피쿠로스를, 좌절한 존재들을 위하여 세네카, 부적절한 존재들을 위하여 몽테뉴, 상심한 존재들을 위하여 쇼펜하우어, 어려움에 처한 존재들을 위하여 니체를 소개시켜주는 책이다.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철학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에게 다시 한번 반할수 밖에 없었다. 철학자들을 이렇게 즐겁고 흥미롭게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사람과 동시대를 살아가며 그의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삶의 기쁨이기도 하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나 트라쉬마코스와의 논쟁을 읽다보면 확실히 그는 소크라테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는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논리적 문답법은 상대방의 주장을 논파하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관습과 관념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곤 하지만.. 이는 개인도 사회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일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역시 그의 죽음 이후의 일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철학의 위안을 읽으며 만난 그리스 사회에 드리운 구원의 빛을 통해 나 역시 소크라테스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행복과 돈의 관계를 이야기한 에피쿠로스.. 값비싼 재화들이 만족시켜줄 수 있는 욕구를 채우는 것과 진정한 행복의 차이를 보여주었던 이야기 속에서.. 나 역시 날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너무나 합리적인 사람으로 느껴졌던 세네카와 염세주의와 냉소를 보여준 쇼펜하우어, 니체가 느낀 철학과 산 사이의 유사점을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몽테뉴이다. 그 깐깐해보이는 외모와 수상록이라는 두가지 정보로 남아있는 나에게 그는 정말 새로운 면을 많이 보여주었고, 부적절함과 적절함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부적절함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이 그렇게 배척되고 수용할수 없는 것이기만 한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지식과 지혜에 대해서도.. 어떤 것을 알아야 하는 가에 대해서도..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챕터인걸 보면.. 부적절하다라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는 테마였던 것일까? ^^*


우리의 삶은 한 부분은 광기로, 또 다른 부분은 지혜로 구성된다. 그래서 인생에 대하여 그저 공손하게, 그리고 관습대로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반 이상을 뒤에 버려두고 가는 셈이다. - 수상록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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