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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철학하기 -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 체험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9월
평점 :
처음에는 상당히 쉽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제목부터가 '일상에서 철학하기' 그리고 부제 역시 '낯익은 세상을 낯설게 바꾸는 101가지 철학체험'이기 때문이다. 일상속에서.. 그저 나에게 익숙한 세상을 조금 비틀어보면 되는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에 읽었던 만화책속에서 삐딱하게 서있는 남자주인공이.. 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나에게 삐뚤어졌다고 말하는가.. 라는 수준을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솔직히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한참 영국시를 공부할때 날 힘들게 했던 존던.. 그리고 형이상학파로 분류되는 시인들의 시를 다시 만난 기분이랄까? 하지만 그 시들을 감상할때.. 평론가들의 분석에만 의지해서 암기를 한다고 해서 그 시를 느낄수 없었던것처럼.. 이 책역시 직접 해보는 것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제시된 101가지의 낯선 체험중에서 되는 것도 있었지만 안되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기도 했다. ㅎ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대한 답 역시 이미 마련해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나 자신과 내 생활속에서의 공간과 시간.. 그리고 예민한 감각과 유연한 사고정도가 필요한 101가지의 체험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난 문제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늘 난 예민해!! 라고 말하곤 했지만 난 생각보다 둔감하고 딱딱한 사람이였다. ㅋ 그래도 너무나 익숙해 지루할수도 있는 세상을 낯설게 인식하는 방법은 즐거웠고 또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느낄수 있었다. 그런것이 철학일까? ^^ 여러 체험중에서 오줌을 누면서 물마시며 할 수 있다는 식도와 요도가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생리학은 고안하지 못했지만.. 온갖장소와 상황을 상상해보는 것은 나에게도 큰 즐거움을 주었다. 무엇이든 그저 가져다 쓰기만 하면 되는 그 공간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기분마저 들었다. 상상으로 사과깍기나 후에 옷가게에서 여러가지 옷을 입어보며 거기에 어울리는 삶을 상상하는 것에도 재미를 느끼며 혹시 상상쪽에 재능이 있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죽음을 상상하거나 음악속을 떠다니거나 하는 과정에서는 전혀 책에서 제시하는 방향으로 향하질 못했다. 뭐 어떤가?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되는 책이기도 하니.. 즐겁게 다음 체험으로 넘어가면 되는 것이다. 천까지 숫자를 세며 천이라는 수가 굉장히 큰 수라는 것을 느끼기보다는 내가 참 산만하구나 라는 걸 느끼기도 했고 흘러가는 시간을 그대로 두거나 아무생각도 안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쉽게 받아들이며 다음 체험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이 책의 의도에 내가 너무 빠져버린 탓인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