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가연 컬처클래식 6
황라현 지음, 김기덕 / 가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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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이탈리어어로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포스터도 그러했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도 유명한 작품들을 접한 적이 있기에 자식의 고통에 그의 죽음앞에서 슬퍼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그린 작품인건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이야기속에 빠져들수록 왜 악마같은 남자라고 말해지는 '강도'에게 초점이 갔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엄마가 감추고 있는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너무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말미에 나온 김기덕씨의 인터뷰.. '누구도 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므로 신에게 자비를 바라는 뜻에서 <피에타>라고 제목을 정했다'라는 말에 내가 책을 잘 못 읽은건가? 영화로 봐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사람들은 겉으로든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깊은 마음속에서든.. 신이라고 말해지는 절대자의 존재가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어주길 바라지만.. 그것은 그저 헛된 바람일 뿐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자비와 구원은 없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가 지은 죄를 끝까지 짊어지고 그 죄값에 갇혀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그것도 특히 이 세상을 지배하는 '돈'을 가지지 못한 자일 수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피에타는 이 세상에는 팔없는 사람, 다리없는 사람, 심지어 부모가 없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이 많지만 그 중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돈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강도가 등장한다. 그는 돈없는 사람보다는 조금 덜(?) 불쌍한 부모가 없는 사람이다. 자신이 작은 실수를 해도 부모없는 자식이라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속에서 이제는 스스로 난 부모가 없는 놈이니까.. 라는 핑계를 갖게 된다. 자신보다 불쌍한 돈없는 사람들.. 돈이 없어 사채를 써야 하고.. 말도 안되는 이자가 붙는 사채빚의 고리에 갖혀버린 사람들의 신체를 훼손하여 그리고 음식을 먹더라도 직접 죽여서.. 강도는 스스로 악행을 쌓아가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에게도 자신을 버린 엄마에 대한 미움과 그리움이 족쇄처럼 남겨져 있어 타인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드를 정도로 몸은 컸지만 마음은 조금도 자라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자신이 널 버린 엄마임을 자처하는 여인이 나타난다. 더이상은 내용을 쓰면 안되겠지만.. 정말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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