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 박웅현·최재천에서 홍정욱·차인표까지 나다운 삶을 선택한 열두 남자의 유쾌한 인생 밀담
조우석 지음 / 중앙M&B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남자는 서재에서 어떤 딴짓을 할까? 라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다. 12분의 서재가 공개되었는데.. 마치 고서점을 보는 듯 한 곳도.. 복도에 서있는 책장이 인상깊은 곳도.. 배경이 되었던 두 점의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곳도.. 다양한 서재를 만날 수 있었다. 아빠가 좋아하는 최형욱님의 작품을 배경으로 한 홍정욱씨의 사진이 제일 인상깊기는 했지만.. 이원복님의 서재는 나에게 너무나 친근하게 느껴졌다. 내 어린시절 역시 함께 했던 먼나라 이웃나라를 그리신 분이기도 하지만 왠지 손가는대로 쌓여있는 듯한 책장이 우리집 서재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ㅎ


난 서재라는 공간.. 특히 남자의 서재라는 공간과 친숙하다. 할아버지의 서재.. 아빠의 서재.. 중학교즈음에 공부방과 서재를 겸한 나만의 공간이 생기기전까지는.. 아빠의 서재에 자그마하게 나만의 공간을 갖고 있던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남편의 서재와 내 서재가 함께 공존하고 있다. 나란히 두개의 책상을 두고 사용하는 우리의 서재.. 책을 다 읽고나서 남편에게 서재를 따로 마련해줄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은 남편의 책읽는.. 공부하는.. 옆모습을 좀 더 즐기고 싶은 욕심에 보류.. ^^*
하지만 남자들에게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뭐랄까.. 자신만의 공간에서 만난 12명의 남자들은 숨겨진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내가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 이런 분이였구나.. 하며 다시 한번 그 사람의 사진을 보곤 했을 정도니.. 그만큼 그들은 자신의 공간.. 특히 서재라는 공간속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책.. 살아온 인생..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고전과 인문학에 대한 사랑이다. 자신만의 서재를 갖고 있을 정도라면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책속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이야기는 인문학과 고전의 힘이였다. 기초체력이라고도 하고 천년의 지혜가 담긴 큰 우물이라고도 한다. 최재천씨가 말하는 건국100년 안국100년 역시 그런 느낌이랄까? 나라를 평안하게 하는 것.. 지혜를 통한 평화적이고 조용한 혁명과 닮아있다고 느껴졌다. 가끔 한국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특히, 외국에 있다가 한국에 들어가면 더 그런 느런 느낌인데.. 안정되지 않은 사회에서 사람들이 안정을 찾길 바라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사회는 붕 떠있다고 말하는 마영범씨의 지적처럼..
그리고 정보과잉시대에 몸으로 깨우친 감각이 즐거움의 본질이라고 말하는 사진가 윤광준씨의 말과 그가 이야기해준 "직접 해봤어요?" 라는 질문은 나에게도 큰 의미가 되었다. 직접 해보았는가.. 애견을 키우게 되자 애견관련 서적을 10권정도 사들여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모든걸 책으로 해결하려는 나에게도 의미있는 질문이였다.

"직접 해밨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