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스스로 오지 않는다 - 1퍼센트 희망의 승리
레이마 그보위 지음, 정미나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2011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라이베리아 평화운동가 레이마 그보위가 쓴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의 원하는 것.. 평화.. 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그들에게는 얼마나 큰 희생과 투쟁이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뜻을 갖고 있다. 딸만 계속 태어나자 그녀의 어머니가 나는 왜 아들을 갖지 못하는가.. 하며 지은 이름이다. 왠지 낯설지 않은 사연을 갖은 그녀의 이름처럼 그녀의 일상도 평범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즐거운 졸업파티도 있었고.. 부모님과 자매들이 꾸민 집도 있었고.. 이런저런 가족의 문제가 있었지만 보통 사람의 사는 모습이 그러하지 않은가? 하지만 내전이 터지면서 그녀의 일상은 순식간에 바뀐다. "도망쳐! 도망쳐!"라는 말이 일상어가 되어버리고 가족들은 흩어지고 마을은 파괴되고 약탈된다. 함께 웃으며 파티를 즐기던 친구는 특정 부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유로 아니면 이유없이 살해당하고 그대로 방치된다. 그런 모습을 보며 도울수 없는 자신을 미워하게 되고 슬픔에 빠지고 그렇게 무기력하게 변해가는 것이다. 심지어 그녀의 친구는 무기를 들고 전투병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고등하교 졸업파티에서 미래를 꿈꾸며 즐겁게 지내던 시간은 너무나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결국 난민정착촌으로 가게 된 그녀가 그녀가 어린 아이들과 고향으로 돌아가는 고속버스 놀이를 하는 걸 보며 가슴이 아팠다. 아이들은 상대가 어느 부족이라도 상관없고.. 부족의 고장마다 가상의 고속버스는 멈춘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며 잠시나마 행복해한다. 하지만.. 휴전이 되어 돌아간 고향은 더이상 그들이 기억하던 모습이 아니다. 전기, 수도, 도로, 병원, 학교.. 심지어 가로등 기둥마저 무너져버린.. 전쟁은 그렇게 큰 상처를 남길 뿐이다.
그녀는 그렇게 전쟁에 휩쓸려 버린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들려준다.  무기력증에 빠져버린 그녀는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최악의 남자와 함께하고 그 남자사이에서 끝없이 아이를 갖게 된다. 물론.. 그 남자는 그녀에게 온갖 해악만을 끼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그녀는 힘을 내게 된다. 자신을 잠식시키는 무기력증과 자기혐오에서 빠져나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치유하며 그녀는 충격과 아픔과 파괴와 고통을 그저 안으로만 받아들이는 스폰지같은 여자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여자들이 자신의 고통을 밖으로 짜내고 전쟁의 굶주림에.. 구걸에.. 자신들의 아이들이 다치는 것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내전이 터지기전.. 출신부족에 집착하는 대통령이 나라를 분열시키기전에 라이베리아는 다 함께 어우러져 사는 곳이였다. 평화를 찾기 위해서는 부족도 종교도 상관없이 다 함께 뭉쳐야 했다. '크리스천과 무슬림.. 총알이 가려서 날아온다냐?' '포기할까요? 그 자들이 이기게 내버려 둘까요? 이런 질문들은 우리 자신에게 던져도 큰 울림을 줄 질문들이 아닐까 했다. 그래서 그녀가 만들어낸 방법은 종이에 자신의 직함을 적게 하고 그것을 여행가방에 넣어버리는 것이다. 상징적인 행동이였지만 그렇게 자신을 가두고 있던 굴레들을 벗어버리고 그저 여자로.. 라이베리아인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 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라이베리아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하워드 제어의 '회복적 정의'에 깊이 동감한다. 이는 라이베리아의 전통사상을 발전시킨 형태라 자신의 나라에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외지인이 남의 나라에 가서 그 나라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솔직히 난 그런 활동을 지지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우리가 굶주리고 필사적일지는 몰라도 멍청하지는 않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뜨끔하기도 했다. 자기 나라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그 나라에서 살아온 사람들이고 특히, 그녀의 말대로 여성일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동감한다. 그리고 외부사람들이 볼때 그저 골칫거리인 전투원출신의 아이들이 여자들에게는 그저 자식같은 아이들이고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치료되고 회복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평화유지군이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지켜주는 일시적인 평화가 아니라 사회가 안정되고 모든 부족들이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자신들의 나라.. 라이베리아(Republic of Liberia)를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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