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서재 -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희망차게
김정희 지음 / 북씽크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몇장을 넘기자마자..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비야의 서재는 한마디로 사고뭉치"라는 이야기.. 사고思考뭉치라고 자신의 책을 표현한다던가 '1년에 백권 읽기'라던가 하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읽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2009년때부터 언급된 이야기였다.
어쨋든 뭐지.. 하는 생각에 다시 표지를 보니 그때까지 몰랐던 사실 하나.. 이 책의 저자는 한비야씨가 아니라 김정희씨였다는 것이다. 서문조차 한비야씨가 직접 쓰지 않았고, 그녀와 직접 한 인터뷰도 아니고, 책의 전개과정도 저자인 김정희씨가 한비야씨가 평소에 언급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단초로 풀어나갔다. 예전에 읽었던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ㅠ 좋은 내용으로 이루어진 그 책을 읽고 나서도 아주 조금.. [법정스님이 사랑한 책들]이라고 하면 안되는거였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 역시 [한비야가 읽은 책들] 뭐 이런 정도의 타이틀을 갖고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격조사 '의'는 좀 오해를 만들어내기 좋은 편이라..
하지만, 이 책 역시 읽어갈수록 좋았다. 평소 좋아라 했던 한비야씨가 한 이야기들을 다시 떠올려보는 계기도 되었고, 그녀가 좋아하는 책 이야기,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해주는 그 책에 관련된 감상과 지식이 담겨져 있어서.. 읽어본 책들에 대한 감상을 더하고, 읽고 싶은 책목록도 늘려가는 시간이였다. 다만, 한비야씨가 좋아하는 책들과 그 책을 쓴 인물들을 비교하는 부분들은 약간 위인전의 느낌이 나는 거 같기도 했다. ^^*
이 책에서 만날수 있는 책은 총 30권이다. 한비야씨의 이야기에 읽었던 책들도 꽤 많고 마음은 먹었으나 미처 읽지 못한 책들도 몇권 있었다. 그 중에 위대한 실패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전해주는 책인 '인듀어런스는 남극에.. 북극에.. 깃발을 꼽기 위해 경쟁하던 시절.. 영원한 실패자로 기억될지 몰라도 전 대원이 무사히 남극에서 돌아온 인듀어런스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상에 1등은 다수가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1등이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무한경쟁을 외치며 살아가는지도모른다. 하지만 1등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대다수일수밖에 없는 이 세상에서 위대한 실패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과 실수도 꼭 거쳐야 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프랭크 맬클러스키의 '소방관이 된 철학교수'라는 책이 인상깊었다.


비슷한 시기에 읽던 책에서 시구절을 외우면 정신계발에 좋다는 글을 읽었었다. 솔직히 뇌를 자극할수 있다는 말에 더 끌렸지만.. ^^; 한비야씨 역시 매일 시 한편을 큰소리로 읽는다고 한다. 빠른 속도로 말하는 버릇을 어쩌지 못해서 발음이라도 정확하게 할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정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 역시 한국어 발음이 안 좋은 편이라 그런지.. 시집을 한권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 한비야씨의 책을 읽고 할례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고 그때 접한 짧은 이야기로 나는 아프리카 여자아이들과 오랜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책.. '사막의 꽃', 또 소설로만 접했던 루쉰의 산문집은 앞으로 내가 만나봐야 할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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