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연어낚시
폴 토데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영국 최고의 코미디 소설에 수여한다는 볼린저 에브리맨 우드하우스 상 때문이였다. 신문 기사 표제를 보면서 익숙한 상이였는데.. 라고 생각하다보니 이 상을 받았던 다른 책 '아빠가 결혼했다'를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가벼운 코미디 소설이락 생각되기 쉬운 소재에 정치, 사회, 문화적인 풍자가 어우러졌던 즐거운 기억이 떠올라서 '사막에서 연어낚시'를도 즐겁게 보기 시작했다. 사실 제목부터 코미디 아닌가? 'Salmon Fishing in the Yemen' - '에스키모에게 에어컨을, 사하라 사막에서 스토브를 팔다'라는 우스개소리가 혹은 불가능을 성공으로 바꾸는 의지를 갖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제목이였다. 하지만 이 책은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하겠다는 소재를 우스갯소리로도 그렇다고 해서 불굴의 의지를 이야기하는데 쓰지 않는다. 예멘에 연어를 풀어놓으려는 프로젝트는 아주 진지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도리어 유머는 정치가들의 몫이다. ㅎ 연어낚시를 그저 화제전환용 혹은 자신의 치적에 한페이지로 만들려는 그들은 예멘이라는 나라에 연어를 보내는 것을 정치쇼로 여길 뿐이다. 그냥 실제로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아라비아 반도에서 처음 잡힌 연어와 함께 기념사진 몇장을 찍을 5분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미 영화화되었다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은 사람은 이완맥그리거이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책띠에 스틸컷이 나와있기도 해서 자연스레 그를 떠올리며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골격이 그의 일기장과 그가 주고받는 편지로 이루어져 있기도 해서 처음에 나의 관심은 주인공인 알프레드 존스박사에게 쏠려있었다. 국립해양원에서 일하는 어류학자인 그에게 예멘에 연어가 뛰노는 강을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오면서부터 이 책이 시작된다. 그의 첫반응은 나와 비슷하게 이게 무슨 헛소리냐? 라는 식이지만.. 엄청난 재력과 권력을 갖고 있는 심지어 예멘 한 지역의 족장이 제공하는 돈에.. 그리고 예멘에서 사진 한장을 찍어 남기고자 하는 윗선의 압박에 어쩔수 없이 이 일을 맡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그는.. 족장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된다. 모든 문제를 치유하는 힘인 믿음에 대한 이야기.. 믿음이 없다면 소망도.. 사랑도 그 빛을 잃게 될꺼라는 생각하는 족장은 자신의 나라 예멘, 그리고 예멘사람들에게 연어로 상징되기는 하지만.. 그보다 자신의 믿음을 선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영국에도 영지를 갖고 있는 그는.. 영국사람들이 낚시를 하며 지내는 모습을 보고 지위와 신분에 관계없이 어울리고, 대화를 나누고,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래서 언쟁을 벌이거나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 말고 또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존스박사와 마찬가지로 나도 족장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래서 예감하고 있던 결말이 더 가슴아팠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대책없는 결혼생활과 지지부진한 현실에 갇혀있던 존스박사가 변해가는 모습처럼 나 역시 믿음에 대해서.. 그리고 신의 뜻.. 인샬라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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