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다 -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30가지 마음 챙김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 지음, 권지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만약 내 몸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당신 뺨을 부드럽게 스치는 바람이 불 때마다 당신에게 키스하는 나라고 생각해주오.'


남북전쟁에 참전한 남자가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구절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의 유작이다. 하지만 과연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는 책에서 말한다.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뺨에 바람이 스칠때 '어 아빠다~ 아빠가 볼에 뽀뽀를 해줬어' 라고 말하기를.. 그리고 그럴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나 역시 그의 에너지와 그의 희망 그의 소원이 느껴졌고.. 또 얼마전 내 곁을 떠나신 할아버지가 '괜찮다'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시다고 이모가 전화를 했을때.. 왠일인지 바로 오라고 당부하셨다. 그때부터 예감이 안좋기는 했지만.. 춘천으로 가는 그 차안에서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셨고.. 한두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였고 또 산과 어우러져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기에.. 오죽하면 산삼도 캐셔서 뉴스에 나오셨다.  그런데 그런 분에게 그런 병이 찾아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착하게 살 필요가 없다니까..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참 바보같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관리하며 자연 면역력을 극대화하는 것.. 어쩌면 우리할아버지가 하셨던 바로 그 것.. 하지만 이건 게임에서 좋은패를 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다만 지고 이기는 것은 일단 게임을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좋은패를 정말 많이 갖고 계셨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셨는데... 운명과의 게임에서 졌다고 해서 할아버지의 패가 다 틀렸다고 생각했던 난 참 어리석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패를 많이 갖고 계셨기에 의사들의 예상과 달리 1년을 훨씬 넘는 시간을 우리와 함께 하셨고 내 기억속에는 아침저녁으로 챙겨간 음식들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으로.. 다녀와서 피곤해하시긴 했지만 닭갈비를 한턱 내는 멋진 할아버지로.. 또 어른들에게 들었지만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그리고 당신이 너무나 사랑한 할머니를 걱정하며 떠나신.. 그런 모습으로 내 기억에 살아계실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난 좋은 패를 거의 안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면시간도 극히 짧고.. 섭식도 잘 챙기는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편도 아니다. 다른걸 바꾸는 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여행에서 남편과 함께 새롭게 우리 삶에 추가한 것이 있다. 바로 저자가 권했던 명상이다. 시각화된 명상방법이 제시되어 있어서 우리같은 초보에게도 유용했는데.. 아침에 둘이 바닷가에 앉아 나쁜기운은 밖으로 내보내고 좋은 기운은 안으로 들이마시는 시간이 이번 여행의 백미가 아니였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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