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마츠모토 세이쵸의 8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 이 책은 쇼와 30년대 초반 즉, 일본의 1955년 ~1957년대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한다. 그 시대에 풍경이 느껴지는묘사가 왠지 고즈넉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시대의 모습이랄까? 전통과 서구적 가치의 충돌이 느껴지는 작품들이였다. 이미 드라마로 접했던 잠복을 글로 다시 읽는 재미도 있었다. 영상으로 먼저 접했던 것을 글로 다시 보면.. 내가 미처 캐치하지 못했던 배우들의 표정속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거 같아서 흥미롭다. 작년이던가.. 마츠모토 세이쵸의 작품을 3주 연속기획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보게 되었는데.. 드라마를 보고 꽤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친구가 작가인 松本清張(마츠모토 세이쵸)의 이름과 그의 첫작품인 張込み(잠복)이 기묘한 고리를 갖고 있다고 말해주었었다. 책 뒷편에 그가 직접 남긴 잠복의 집필동기를 회상하며를 읽으며 그 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전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지만 트릭 중심의 허무맹랑한 내용이 불만이었다. 이 작품을 쓸 때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내 추리소설의 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잠복근무를 하는 형사의 눈에 비친 한 여자의 처지를 그리고 싶었다.

 


드라마와 이번에 8개의 단편을 통해 만난 그의 작품에는 특별한 트릭이나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추리를 해나가는 극적인 장치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잠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사람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따라가는 이야기들이다.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욕망을 탐구한 작품들이 많아서 꽤 오래전 쓰여진 작품임에도 지금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법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작은 배려가 부족했고 그러 인해 작은 호기심을  끌어당긴 '지방신문을 구독하는 여자'와 마음은 어떤 일이 발생하는데 있어서 그 안에 흐르는 의지를 탐구했던  '일 년 반만 기다려' 이 두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왠지 같은 흐름이 느껴졌다고 할까? 피해자와 피의자.. 그 구분이 모호한 면도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귀축' '투영'은 복수에 대한 이야기가 그 어두운 그림자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이야기에서 시작됨에도 그 사회가 갖고 있는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는 느낌이 들어서.. 단편으로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깊이있는 이야기.. 특히 사람과 그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사회의 이야기를 탐구한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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