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설천하 사서오경 시그마북스 동양고전 시리즈
도설천하 국학서원계열 편집위원회 엮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서당에서 공부를 할때 처음에 천자문으로 시작하여 명심보감, 소학등을 배워 문장의 뜻을 해독하는 훈련을 쌓고, 여러가지 교훈을 깨달으며 문리(文理) 즉 글의 뜻을 깨달아 아는 힘이 트이고 견식(見識) 즉 견문과 학식이 열리면 읽는 책이 사서오경이라고 한다. 이 사서오경은 남송시대 철학가이자 교육자였던 주희가 만들어낸 개념으로써 대학,중용,논어,맹자를 사서라하고 시경,상서,예기,주역,춘추를 합쳐 오경이라고 한 것이다. 주희는 주자학으로 잘 알려져있기도 하지만 조선시대 향약의 기본이 되었던 여씨향약을 집대성한 인물이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간세이개혁을 이끌었던 마쓰다이라가 주자학을 정학으로 하여 다른 학문을 금지하는 령을 발표했을 정도로 동북아시아 전역에 커다란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의 문화와 의식과 생각의 틀에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는 동양철학을 난 그동안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거 같다. 은연중에 조선시대 유학의 경직된 사회, 붕당, 예송논쟁등 폐단만을 생각하며 서양의 철학이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여겼던 것이 아닐까? 그것뿐 아니라.. 한문에 대한 어려움과 그 방대한 양이 엄두도 안난 면도 있는건 사실이다. 나름 큰 결심을 했었지만 처음 이 책을 받았을때 약 700페이지의 두께에 조금은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들어가는 글'에도 언급되어 있다시피 가장 대표적인 문장과 해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련 유품이나 그림등의 시각적 자료가 풍부해서 평소 좋아하는 역사공부를 하듯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다. 원문이 실려있는 경우에도 주석이 달려있어서 때로는 한자공부를 해가며 읽는 재미도 있었고 특히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질 이야기들을 잘 풀어서 설명해놓아서 이해하기 쉬웠다. 또한 책이 마치 그 시대 두루마기같은 느낌을 주는 편집이라 더 흥이 났다고 할까? ㅎㅎ
공자의 사상을 돌아보면 그가 생각하는이상적인 사회.. 대동(大同).. 즉 대도(大道)가 행해진 세상이 유토피아적인 사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기본적인 예(禮)를 강조했고 그것은 음식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활동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특히, 예는 어려운 의례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그는 사람을 소중히 여겼고 효도를 강조했으나 그것이 자신의 분수에 맞게 행해지면 족하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예라고 말했다. 사서오경을 읽으며 내내 그런 생각을 했는데.. 상당히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던 유학이 왜 그렇게 경직된 학문으로 변해갔을까? 하는 의문이다. 어쨋든..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익명성이 인터넷 세상을 지배하면서 어느순간부터 예의가 사라지는 세상이 된 거같다. 그래서 나에게는 예기편이 가장 인상깊었는지 모르겠다.
검색을 해보니 도설천하 시리즈가 여러권 있던데 한권한권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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