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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고전강독 1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최고의 인생을 묻다 ㅣ 공병호의 고전강독 1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3월
평점 :
"나에게 소크라테스와 식사할 기회를 준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 식사와 바꾸겠다."
이 말은 스티브 잡스의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말의 의미를 50세가 되어서 깨달을수 있었다고 한다. 난 다행히 30대에 이 책을 만나 그 뜻을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고등학교 시절 접한적이 있다. 그때 친구와 함께 방학이면 궈장도서 목록을 뽑아서 읽어나가는 것이 나름 지상과제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내용도 가물가물하고 심지어 읽었는가? 싶은 책도 있지만... 어린시절 우리에겐 우리가 정한 목록을 다 읽는 그 마지막날.. 어찌나 큰 성취감을 느꼈던지.. 그때 읽었던 [소크라테스의 변론? 변명?] 그때 당시의 책제목은 변명이였던거 같은.. 어쨋든 그때의 인상은 참 죽음앞에서 당당한 사람이라는 것이였다. 그 이유를 저자가 책속에서 인용했던 채근담의 한구절로 설명할수 있었다. '일시(一時)의 고독이 두려운 나머지 영원한 적막을 취하지 말라.' 첫장을 읽으며 어린시절 받았던 소크라테스에 대한 첫인상들에 대한 답을 조금씩 구해갈수 있었다면... 소크라테스의 또다른 변론이라고 까지 말해진다는 [메논]을 읽으며 스티브잡스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반박'과 '산파술'로 이루어져 있다. 질문형식으로 의문을 제시하는데... 메논은 탁월함을 가르칠수 있고 또 수련할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소크라테스는 "나는 실은 탁월함 자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라고 대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기본적으로 나는 그보다는 지혜롭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스스로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 역시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 역시 오만함에 사로잡힐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염원했던 스티브잡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와 대화하면 그의 문답법을 통해서 이성에 의지하여 판단하는 길에 들어서게 되지 않을까? 왜냐면 그는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문답법을 통해 내 스스로 지식을 깨닫는 즉 지식을 낳게 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이 문답법 중에 하나를 '산파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소크라테스의 시대에 함께 살아가며 결국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반응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스스로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죽는 것이다. 옳게 산다는 것은 옳게 죽는 것이다. 그러므로 옳게 죽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톨스토이의 말을 이 책에서 읽게 되었는데 처음엔 산다는 것은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면 옳게 죽기 위해서 라고 표현하지 말고 옳게 살기 위해서라고 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을 갖었다.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면 지금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더 치열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덧붙여 있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전에 중요한 부분들을 직접적으로 인용하고 거기에 해설을 붙여준 책이라... 고전에 입문하기에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서 마음에 와닿았던 '메논'을 제대로 읽어볼 생각을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