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공예, 한 땀의 여유 手作 - 느리게 만드는 특별한 이야기 1
이정혜 지음 / 팜파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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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동안 나에게 규방공예란 사극에 등장하는 여염집 규수들이 주로 하는 그런 것이였고 학창시절 배웠던 전통자수와 비슷한 말로 다가왔다. 이 책 150페이지에 소개된 예단보에 등장하는 바로 이런 자수인데... 이 책은 작품을 보여주고 만드는 법을 세세히 가르쳐줄 뿐 아니라 작은 이야기들이 함께 하는데... 그 중에 예단보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결혼할 때 주고받은 혼서지보와 예단보를 사는 동안 소중히 보관했다가, 죽어 입관할 때 넣어주면 그것들이 매개체가 되어 저승에서 배우자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 재미있는 건 수업에서 이 얘길 해주면 대부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들 말한다는 거예요. "No thanks!"

이렇게 아름답고 또 대부분 거절한다고 하지만...  뜻깊은 사연을 갖고 있는 예단보를 만들 수 있으려면 상당히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수업시간 과제물로 받은것조차 집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대신 해주셔서 이런 쪽에 전혀 가깝지 않았다. 도리어 서양자수의 하나인 십자수는 꽤 오랫동안 해왔는데...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에 빠져 공방을 한군데 찾은 적이 있는데 저런 전통자수는 이미 수가 놓여져 있는 걸 판매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ㅎ 그리고 천이 갖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이용해 꾸미는 규방공예는 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책속에서 천을 고르는 법. 배치하는 법, 풀먹이는 방법, 초먹이는 방법(이 방법은 십자수에 응용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놓는 방법, 바느질하는 방법, 도안등등이 세심하게 나와 있어서... 농담에 자주 등장하는 "난 ~도 책으로 배웠어요" 식일지는 모르겠지만 꽤 자신감은 생겼다. 어쩌면 십자수를 보고 저 어려운걸 어떻게 해? 라며 묻는 친구들에게 그냥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어. 라고 하는 대답을 규방공예를 하시는 분들도 비슷하게 하실지도 모르겠다. 시간과 정성만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아마 난 우리 선조들이 가꾸어온 아름다움은 학교숙제정도로 끝내고 그 것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사실이... 규방공예라는 것이 나에게 멀지 않은 것이였다는 것이다. 첫째이모가 우리 시댁에 선물할 것을 바로 이 책 첫작품으로 소개된 저런 보자기로 포장해 보내오셨다. 그리고 저 보자기는 아직도 시어머니가 아끼며 쓰시는 협탁보이다. ^^* 이모가 평소 여러가지를 배우러 다니는걸 좋아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ㅎ 책 초반에 홈질, 온박음질, 반박음질, 감침질, 세발뜨기, 공그르기. 귀밥치기등의 바느질이 나오는데 아주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는 나에겐 이게 뭔소린가 싶기도 했다. 다행히 이모가 하는 법을 직접 알려주시기는 했지만 아직도 공그리기는 방향이 반대로 되곤 한다. 그래도 첫 시작은 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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