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으로 나이 드는 법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전작이라고 할수 있는 지적생활의 발견을 대학교 입학즈음에 읽었다. 지적생활의발견을 읽으며 "일상은 책읽는 삶 자체가 되어야 한다" "지적만족감을 찾기 위해 힘쓰라" 라는 두가지 조언을 다이어리에 적어놨던 기억이 난다. 특히 원서를 읽는 즐거움을 이야기 했었는데... 그때 당시에도 원서로 읽으며 와타나베쇼이치의 풍부한 지식과 표현력에 사전을 뒤지며 힘들어하다 번역본이 나와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15년후(이러면 나이가 나오는데..) 지적으로 나이드는 법을 읽게 되었으니 어쩌면 난 내 나이에 맞게 그의 훌륭한 조언을 접하게 되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번엔 그와의 첫만남에서 준 조언을 잊고 처음부터 번역판으로 읽고 말았지만... ^^ 영문학교수답게 어떤 단어를 설명할때 그 단어의 어원을 많이 이야기해준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기에... 그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사랑 '愛'를 보는 중국, 한국, 일본의 시각을 볼수 있고 때로는 '시간'을 보는 동서양의 차이도 느낄수 있다. 와타나베 쇼이치가 지적으로 나이드는 방법중 하나로 이야기한  "지력과 언어능력 향상을 위해 외국어를 공부하라" 라는 제안은 나 역시 매우 따르고 싶은 길이고 그가 언어를 통해 여러나라의 문화를 읽는 방식이 참 부럽기도 하다.

 

청년에 배우면 장년에 큰 일을 도모한다. 장년에 배우면 노년에 쇠하여지지 않는다. 노년에 배우면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

 

이 책에 인용된 사토잇사이의 명언인데...  그는 '장년에 배우면 노년에 쇠하여지지 않는다' 는 말을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언급하며 장년에 씨앗을 뿌려야 하는 이유로 교수들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난 교수들에게 마지막 강의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런 시간을 갖을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교수라는 직업이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마지막 강의란 퇴직을 앞두고 그동안 연구한 과제와 결과를 재학생,졸업생, 그리고 동료,후배교수들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인데... 과연 그런 귀한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삶의 크고 긴 페이지 하나를 정리하며 그 성과를 보고하고 또 자신의 연구가 이 학문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혹은 앞으로 자신이 오래동안 연구해온 이 학문의 미래는 어떨 것인지 생각해보는 그런 시간... 흔지 않은 기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교수들이 꽤 많다고 한다. 자신이 평생을 일구어온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인가... 그래서 한 책에 소개된 한 교수는 끝내 스스로 나타나지 못하고 후배들의 손에 이끌려 마지막 강단에 서게 된 것일까? 

 

그러나 장년에 자신의 일터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화려한 꽃을 피웠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일까?? 평균연령이 길어진 요즘엔 장년에도 다시금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난 '노년에 배우면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 라는 말이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나이들어서도 계속 배우고 공부하면 사후평가가 달라진다.'라는 저자의 설명에 금새 이 말이 좋아졌다. 이미 여러책을 읽으며 나이가 든다고 해서 머리가 나빠진다던지... 출산을 했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스스로 익히려고 노력하면 어느 나이에서든 뇌세포는 활성화 된다고 한다. 아무리 훌륭한 학자라도 은퇴후 할일없이 하루하루 시간에 따라 흘러가버리면 그는 잊혀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이 뜻을 둔 길을 따라 꾸준히 걸어가거나 혹은 자신이 평소 관심을 둔 길을 찾아가면 그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혹은 더 발전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위해 마당에 무대를 마련한 분이나... 학교에서는 열심히 연구를 하다 은퇴하고 허송세월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 부인이 집에 직접 연구실을 마련해줘 좋아하는 연구를 지속할수 있었던 분이나...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스스로의 인생을 계속 가꿔나갈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사후 평가뿐 아니라 그런 발전을 통해서 쇠하여지지 않을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인생을 계절에 많이 비유한다. 낙엽이 지는 가을은 인생의 후반을 의미하는데... 그 가을을 일본어로 아키라고 한다. 일본어에선 여백... 빈 곳 이라는 단어에서... 영어에서는 fall... 즉 떨어지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볼수 있다. 때로는 수확과 관련되서 포화... 때로는 싫증으로 읽을수 있다. 인생의 가을을 맞이할때 과연 난 어떤 느낌을 갖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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