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양의 품격

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엔도는 남의 눈에 너무 띄는것도 또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잊혀져서도 않된다고 생각하는 나름의 균형잡힌 처세술을 갖은 남자이다. 또 한편으로는 동기들에게 너무 뒤떨어지지 않게 살고 싶어 많이 의식하기도 하는 그런 평범한 여행사 직원이다. 하지만 본사기획부에서 졸지에 출세코스가 아닌 남들이 기피하는 공항근무로 발령이 나고 여자친구에게는 마마보이라는 일방적인 비난과 함께 결별을 당한 엔도는 반드시 본사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그와 자주 부딪치는 이마이즈미가 늘 완고하다... 즉 요령을 부리기보다는 성실하고 정직하다고 말하곤 하는데 역시 내가 봐도 그런 남자이다.

처음에는 본사에서 상사에게 항명했기에 이 곳으로 발령이 났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스스로 공항업무를 지원한적이 있었다는 것을 중간에 깨닫게 된다. 공항을 떠나는 사람들에 얼굴에 행복이 있어야 한다. 라는 사명의식을 지닌 아포양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포양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때는 간사이사투리인가 했는데...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을 말하는 은어같은 것이라고 한다. 일본제목은 아포양이지만 한국으로 오면서 공항의 품격으로 바뀌었다. 품격이란 말을 보통 일본에서 들을땐... 뭐랄까... 논리보다는 앞서는 사람을 생각하는 정서라는 느낌이 더 강해서 일까...
이 책을 읽으며 나오는 하나의 큰 줄기인... 고객의 웃음을 원하는 아포양들의 활약이 인상깊었다. 비자문제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여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모습도... 아들의 집으로 오는걸 꺼려하는 며느리때문에 나름의 꼼수를 생각해내신 할머니를 배려하는 모습도... 여권을 두고와서 홀로 남겨진 아이를 위하는 모습도... 이혼녀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결혼을 한 신혼부부부의 티켓팅에 문제가 생기자 그들을 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도... 
새로 마음을 준 여자는 떠나가고 꽤 솔깃한 이직 제의도 거절한 그는 하지만 처음처럼 굳은 표정으로 그 곳에 서있지 않는다. 물론 그에게 늘 웃어라고 말하던 이마이즈미가 말하는 공항의 모습 바로 즐거운 여행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라고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만의 답을 찾아나갈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이미 그가 답을 찾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고객님을 배웅하기 위해 이 곳에 있노라던 그의 말이 답이 아닐까??

그렇게 엔도는 사람들이 말하는 조금은 낮춰 부르는 아포양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공항을 떠나는 손님의 행복을 지켜주는 아포양이 되어간다. 나도 공항을 참 많이 드나드는 사람중에 하나이지만 난 아포양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본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떠나가고 또 돌아올 그 공항에서 내가 행복한 여행을 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왠지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거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드라마 작업이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어서 많이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