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메이트 2학기
모리 에토 지음, 권일영 옮김 / 스토리텔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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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 에토의 소설을 떠올리면 감각적이라는 느낌이 제일 먼저 다가와요. 그녀가 그려낸 <클래스 메이트> 역시 딱 그런 소설인데요. 상당히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기타미제2중학교 A반에 진학을 한 24명의 중학생이 24개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데요. 같은 반에서 그리고 같은 동네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그 전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이야기의 흐름이 연결되는데요. 24절기가 1년을 이루는 것처럼 24명의 이야기는 중학교 1학년이라는 시간을 촘촘히 구성합니다.

 언제나 특급열차 같은 언니에게 완행열차 같은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치즈루는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변하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이는데요. 하지만 초등학교 친구와는 반이 갈리고 아이모토라는 성 때문에 변하지 않는 자리에 앉아서 불안해합니다. 새학년 새반 자리에 따라 친구가 정해지는 것은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지어 저는 입학식 때 지각하고 반에도 뒤늦게 들어가서 더 어색했었는데, 저와 비슷하게 지각을 한 친구와 친해졌던 기억이 나더군요. 책을 읽다보면 제 학창시절이 자꾸 떠올라서 설레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누구나 그런 고민을 혹은 그런 상황에 빠지는구나 하며 웃기도 했어요. 그때 누군가 다 그런거라고 알려줬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요? 하여튼 치즈루 역시 먼저 말을 걸어온 시호린과 함께 용기를 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데요. 이후 시호린의 에피소드에서는 레이미까지 세명이 친구가 된 상황이 나오는데요. 정말 셋이라는 숫자는 어렵죠. 저도 그 딜레마에 빠져서 고민했던 적이 있었어서, 그 미묘한 감정들이 더 와 닿더군요.

그리고 유우카와 미나의 갈등 역시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는데요. 비밀이 비밀이 아니고, 서로 나눈 대화에 은근히 연막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나이가 그 시절인가 보네요. 그리고 첫사랑의 풋풋함을 그려낸 발렌타인 초콜릿 에피소드 역시 아기자기 너무 사랑스럽더군요. 그 순수함은 그 시절에만 가능할테니까요. 치즈루가 들려준 이야기가 다시 떠오릅니다. 완행열차라 할지라도 나만의 속도로 달리고 싶다던, 그렇게 가다보면 분명 새로운 풍경이 열릴 것이라는 그 말, 청소년기를 달려가는 A반 학우 24명 아니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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