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
이두형 지음 / 심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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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참 마음에 와 닿았던 책입니다. 그냥 아주 조금만이라도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싶은 요즘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저자인 정신과 의사 이두형, 그가 붙인 수식어도 참 맘에 들었는데요. 그냥 정신과 의사 말고,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정말 저도 많이 했거든요. 그런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과 만나는 것 정말 좋은 경험이었네요.

 지금의 제 상황을 이야기 하다 보면, 우울하다고 말하면, “라는 답을 돌려받곤 하죠.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도리어 위기가 기회가 된 것이라든지, 왜 그 좌절감에 계속 사로잡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끔은 내 멘탈이 약해서 그런가?’라는 자책도 하게 되고요. 그래서일까요? 사람마다 수용가능한 좌절이 다르고, 견뎌낼 만한 슬픔이 다르다는 이야기,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읽으며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가 환자를 대할 때 자주 취하는 자세, 우울한 사람에게 왜 햇빛을 보지 못하냐고 재촉하기보다는 우산을 들고 함께 걸어가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겠죠.

 그리고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 잘 안될 때,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겠죠. 저 역시 지금 제 마음이 바라는 것을 억누르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쓰고 있는데요.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거 같습니다. 이성이 나의 좋은 동반자임을 말이죠. 안 그러면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프로이트가 지적한 반복강박에 걸려버리니까요. 이 함정에서 잘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음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해요. 내 행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내일의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어떤 조종키를 쥐고 있다면, 한동안은 정말 이성의 힘을 빌려서만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언어의 힘이라든지, 우울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가치의 힘까지 정말 다양한 조언이 있었어요. 요즘 제가 워낙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걸어가고 있기에, 이 책과 함께한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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