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그림과 서양명화 - 같은 시대 다른 예술
윤철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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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읽혀진 우리와 서양의 고전 시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감정들이 크게 변하지 않았구나, 또한 지금과 다르게 동서양이 거의 분리되어 있던 세상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상당히 비슷한 면도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시대 다른 예술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조선 그림과 서양 명화>역시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더군요. 우리의 옛 그림과 서양의 그림을 짝을 지어서 보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날 수 있게 해주거든요. 딱 하나 아쉬웠던 것은 제목이 왜 조선은 그림이고 서양은 명화인가 하는 것인데요.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요.

 표지에 있는 프라고나르의 독서하는 소녀는 제가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으로 사용하는 그림이기도 해요. 이 책에서는 여인 책 읽기가 유행한 시대로 묶여 있는 작품이네요. 정조때 명재상 채제공은 부녀자들이 책읽기에 얼마나 열중인지를 글로 남겼다고 하는데요. 그 시대를 그려낸 작품은 바로 윤덕희의 책 읽는 여인입니다. 사실 제가 그 작품을 배경화면으로 해놓은 이유 중에 하나가 곧은 자세로 앉아서 책을 읽기 때문인데요. 제가 자세가 쉽게 무너지는 편이라 되새기기 위해서 일부로 해놓은 것인데, 우리의 옛그림의 여인도 참 바른 자세로 책을 읽더군요. 책에 열중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그 모습 기억해두고 싶습니다.

 정말 제가 좋아하는 작품인 윤두서의 자화상;’과 함께 나온 작품은 렘브란트의 ‘63세의 자화상입니다. 램브란트는 많은 자화상을 남겼죠. 화가답게 자신의 자서전을 남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윤두서 작품에 다른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좋기도 했고요. 또한 김정희의 세한도와 윌리엄 터너의 , 증기, 속도-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가 묶인 이야기의 주제는 이데아의 집과 비바람 속의 스피드였어요. 사실 저는 세한도의 가치를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욱 유심히 읽고 두 그림을 번갈아 보기도 했는데요. 문득 그들이 느꼈던 고독과 소외감이 이 작품들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처럼 짝을 지어서 감상을 하니, 제가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각들이 일깨워지기도 해서 즐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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