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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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도대체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그런 후회를 한번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요?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벽에 그림을 그리고, 결국 글씨를 만들어 내고, 종이를 만들고, 기록을 하고, 그렇게 후대에게 자신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그래서 힘들 때면 책을 더욱 읽으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정여울의 글과 이승원의 사전이 더해진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역시 지금의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네요. 칼 융이 그랬죠. 사람들은 누구나 사회적인 가면을 바꿔 쓰면서 살아간다고요. 하지만 그 가면이 결국 나의 본질을 무너트릴 때, 혹은 그 가면놀이 너무 익숙해져서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게 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나의 가면이 나의 진심을 짓누를 때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저 역시 그런 딜레마에 자주 빠지기 때문이겠죠. 나를 찾는 것, 어쩌면 고독이 주는 편안함에 중독되지 않고, 고독을 즐기는 시간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에 대한 안부를 묻고 오롯이 나를 챙길 수 있는 그런 시간 말이죠.

 책을 읽다 보면, 아 이건 꼭 나한테 하는 말 같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어쩌면 그 말이 내가 듣고 싶은 말일수도 있어요.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냥 배경음악처럼 저 빈 공간 어디론가 흘러가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제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던 그 말이 저는 왠지 모르게 애틋했습니다. “감정에도 휴식이 필요해!” 지금 저는 몸도 마음도 제대로 된 휴식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긴장의 끈이 풀리고,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순간들이 많아서 좋았고, 또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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