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묻다 The Tangled Tree - 다윈 이후, 생명의 역사를 새롭게 밝혀낸 과학자들의 여정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미경 외 옮김 / 프리렉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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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쾀멘의 <진화를 묻다>와 함께한 시간을 통해 과거에서 현재까지 과학자들 특히 분자계통학의 과학자들의 연구를 함께하며,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진화하면 바로 저는 바로 다윈이 떠오르는데요. 150여년 전에 그가 생명의 나무의 밑바탕이 된 생명의 산호초와 함께 ‘I think’라고 써놨는데요. 저 역시 딱 그런 마음 가짐으로 이 책을 읽어 나갔습니다. 이해하려고만 하면, 그 벽에 부딪칠 때 쉽게 좌절하거든요. 그래서 과학책을 읽을 때는 제가 이해한 것들을 바탕으로 생각하고자 방향을 잡곤 하는데, 다윈의 문구를 보니 더욱 힘이 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죠.

이 책에서는 다윈보다는 분자계통학의 시대를 연 칼 워즈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과학적인 사실을 열거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기에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요. RNA 분자 지문을 계속 관찰해야 했던 그는 일상적으로 해야 하는 지루한 일이었지만 엄청난 집중이 필요했다라고 회상하기도 해요. 때로는 위험한 실험을 하기도 때로는 그의 발표로 인해서 많은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길을 뚝심있게 걸어갔더군요. 덕분에 그와 함께 분자생물학은 생명의 나무라는 것이 다윈이 생각한 것처럼 경계가 존재하기보다는 하나의 미로처럼 얽혀져 있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생명의 역사를 밝혀내는 여정의 혁명적인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이 책의 원제 역시 <The Tangled Tree>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박테리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요. 처음으로 박테리아가 형질전환 현상을 만든다는 것을 알아낸 사람은 공무원이자 과학연구원이었던 그리피스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실험결과와 종의 안전성이라는 개념이 정면으로 대치하는 것을 고민했던 것인지, 그 결과를 해석하는 것은 다른 분야의 학자의 몫이라고 여기기도 했죠. 하지만 이미 죽은 독성 박테리아의 잔해를 자양분으로 온순한 박테리아도 독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형질전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바탕으로 감염유전의 개념이 정립될 수 있었으니 그의 역할은 정말 큰 것이죠. 이후 츠토무 와타나베와 레비의 연구를 통해 항생제의 내성이 박테리아들 사이에서 수평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종의 경계를 명확하게 나누는 것이 낡은 개념이 되었다고 해요. 다행히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 사이에는 수평유전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우리와 박테리아는 너무나 밀접하게 살아가고 있기에 문제가 되겠지요. 아직도 다윈의 시대에 머물러 있던 진화에 대한 저의 지식을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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